매일신문

영덕 풍력단지에 정체불명 장군상…6억여 들여 정크아트 박물관 조성

외관 조형물 일본 무사 닮아 논란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정크트릭아트 박물관과 조형물. 김대호 기자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정크트릭아트 박물관과 조형물. 김대호 기자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정크트릭아트 박물관 앞에 세워진 장군상에 대해 지역민들이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장군상이 등장했다'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나온 부산물인 폐품과 잡동사니(정크)를 소재로 제작한 미술 작품을 뜻하는 '정크아트'(Junk Art)임을 감안해도 지역 이미지와는 너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해당 박물관과 조형물의 추진 과정에 영덕군 자문기구인 군민소통위원회 관계자 아들이 개입됐다는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덕군은 문화예술 주무 부서인 문화관광과가 아닌 시설사업소를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억6천만원을 들여 전시관을 조성하고 장군상과 박물관 외관에 용 조형물을 설치했다.

문제는 장군상을 보는 사람들마다 '도대체 어떤 인물을 형상화한 것이냐, 장군상의 갑옷과 투구 등은 어느 나라의 것이냐' 등의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준공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조형물을 만든 작가에 대한 설명이나 작품 해설을 담은 표지석조차 세워지지 않아 이런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장군상의 갑옷은 미니스커트처럼 짧고 투구 역시 로마나 일본 무사의 것과 닮았다. 얼굴은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영덕군 영덕읍 한 주민은 "일본으로부터 동해를 지킨다는 의미라면 이순신 장군도 있고, 영덕을 대표하는 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도 있다. 아무리 정크아트라지만 와 닿지 않는 조형물"이라며 "영해만세운동과 신돌석 장군 등으로 유명한 영덕의 이미지를 되레 해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영덕군 한 공무원도 "군민들이 그런 지적과 함께 문의를 해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딱히 답해 드릴 내용이 없다. 작가가 그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작품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해당 조형물 작가는 "용과 장군 조형물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부품 등을 활용한 정크아트다. 용이 장군으로 변신해 동해를 응시하고 우리나라를 지킨다는 의미이다. 특정 인물을 형상화한 것은 아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향후 설치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작품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설치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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