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와 공존? 퇴치?…소음·배설물 딜레마

삼성창조캠퍼스 왜가리떼, 관음동 주택가 비둘기무리, 북구청 해법찾기 동분서주

대구 북구청이 새와의 공존과 퇴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공존을 모색하는 곳은 북구 삼성창조캠퍼스. 철새인 왜가리 10여 마리가 히말라야시더 두 그루에 둥지를 틀고 산다. 물론 삼성창조캠퍼스 측은 왜가리 배설물과 소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지난 4월 북구청에 낸 민원에서 "캠퍼스 개장 이후 오가는 사람이 늘면서 새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사람과 새가 함께 살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원래 살던 새를 쫓아내는 것은 곤란하다. 더욱이 전국 창조경제단지 중 왜가리와 함께인 곳은 대구가 유일하니 길조가 아니겠느냐"며 "나무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삼성 관계자와 함께 더불어 같이 살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반면 새를 퇴치하려고 분주한 현장도 있다. 북구 관음동 한 주택가 도로변에는 10여 년 전부터 한 80대 주민이 모이를 주면서 새벽마다 비둘기 수백 마리가 몰려든다. 배설물 등을 이유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자 북구청이 이 주민을 설득하고, 모이를 주면 안 된다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경찰까지 나서 오물 투기, 영업방해 등으로 처벌을 검토했지만 형평성 문제, 위력 사용 여부 등 범죄 구성 요건에 맞지 않아 포기했다. 인근 한 상인은 "처음 모이를 줄 때는 비둘기 수도 적었고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비둘기 수백 마리가 새벽마다 찾아오니 똥이 차에 떨어지는 것은 예사이고 먹다 남은 모이가 인도와 도로를 더럽혀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최근 예산 130만원을 들여 '그물망 포획기'까지 사는 등 비둘기 개체 수 줄이기에 나섰다. 북구청 관계자는 "대구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그물망 포획기를 산 곳은 북구가 유일할 것"이라며 "포획기로 비둘기를 대량으로 잡기는 어렵지만 먹이 터가 위험하다고 인식한 비둘기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