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란 품귀 우려, 지역 도·소매상 '울상'

AI 청정지역인 대구경북 타 지역 상인들 방문 줄이어

타지역 계란 상인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인 대구경북지역 계란 구매를 선호해 지역 계란 상인들이 계란 품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대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에는 일반란이 품절되었다는 안내문과 함께 텅 비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타지역 계란 상인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인 대구경북지역 계란 구매를 선호해 지역 계란 상인들이 계란 품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대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에는 일반란이 품절되었다는 안내문과 함께 텅 비어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경북 계란 도'소매업자들이 때 이른 계란 품귀 걱정에 울상 짓고 있다. 타 지역 계란 상인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인 대구경북산(産) 계란을 구하러 몰려들고 있어서다.

13일 지역 계란 도'소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새 전국의 계란 도'소매업자들이 대구경북을 방문해 계란을 구해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북권역은 아직까지 AI가 발병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보니 평소 거래하지 않던 타 지역 상인들이 일찌감치 유통망을 확보하고자 대구경북 양계장과 도매상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계란 유통량은 지난 3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AI가 유행하는 탓에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겨울 AI로 산란계(알 낳는 닭)가 줄어들어 계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또다시 AI 감염이 확인된 지역이 속출했고 이곳에서 생산된 닭과 계란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지난겨울에 이어 올여름에도 AI가 발병하지 않은 덕분에 계란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타 지역의 계란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상인들은 계란값 인상 내지는 품귀 현상이 일찍 시작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 한 계란 도매상은 "양계장으로부터 하루 한 번 공급받는 계란이 평소 대비 절반에 그친다. 낮 12시쯤엔 계란이 100판(1판 30구 기준)에 못 미치고, 점포 문을 닫는 오후 6시면 남는 물량이 거의 없다"고 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낮 12시쯤이면 대란이, 오후 3시면 특란이 각각 품절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른 지역에서 온 일부 상인들은 계란 한 판에 500~1천원씩 웃돈을 얹어 가며 구입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 한 양계장 농민은 "최근 수도권 유통업자들이 경북권 양계장이나 도매업자에게 웃돈을 부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다수 중소 규모 양계장은 계란 판매 고시가격을 준수하고 있어 정가 판매를 하지만, 대규모 양계장이나 도매업자 일부는 웃돈 거래를 수락해 신규 납품처를 발굴한다는 소식이 공공연히 들린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경북 도'소매업자들은 애써 확보한 기존 거래선으로부터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구 한 슈퍼마켓 점주는 "웃돈 거래가 횡행하면 대구경북 도소매업자들도 비싼 값을 부르며 계란을 사기 시작할 것이다. 머지않아 계란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거나, 비싼 값에 계란을 사서 소비자에게 다시 비싸게 파는 부담을 줄까 봐 걱정이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다음 주부터 태국산 신선란이 수입될 예정이어서 계란 수급이 안정될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국내 한 민간업체가 수입하는 태국산 신선란 약 200여만 개가 오는 20, 21일쯤 처음 선박편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200여만 개의 초도 물량을 수입한 이후 매주 200만~230만 개를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산 계란의 현지 원가는 1개당 70원 정도로, 5% 관세 등을 포함한 국내 수입가는 1개당 1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산 계란 가격이 크게 올라 한 판(30개)에 1만원(개당 약 330원)인 만큼 태국산 계란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태국산 계란이 수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전날보다 21원 하락한 7천936원을 기록하면서 내림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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