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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시재생사업, 대구 도약 위한 발판으로 삼자

'골목투어'와 '김광석 길'은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이다. 낡고 오래된 도심에 스토리를 입히고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역설적으로 도심의 땅값이 비쌌거나 재개발이 원활했더라면, 진작에 아파트 숲으로 바뀌어 대구를 삭막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골목투어'와 '김광석 길'은 뒤처지고 낙후한 도심을 살려놓은,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구시가 정부 방침에 맞춰 대규모 도시재생사업에 나서기로 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대구는 지금까지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를 여럿 만들면서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다. 현재에도 47곳에 2천602억원을 들여 도시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시재생은 대구의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재정적 뒷받침만 있다면 다른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매년 공적 재원 10조원을 투입해 5년 동안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는데, 대구시가 상당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139개 읍'면'동 가운데 무려 106곳(76%)이 쇠퇴한 도시로 분류될 정도로 도시재생이 필요한 도시다.

대구시가 목표하는 것은 도시재생사업의 선도도시라고 하니,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권영진 시장도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은 대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며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이다. 대구시가 사업 추진을 위해 이런저런 조직을 만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예산을 따오지 못하면 도루묵일 수밖에 없다. 대구의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뛰어난 사업계획안을 제시하고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구시의 추진 방식에 대해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가능하면 오래된 것을 부수지 말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이나 성과를 내기 위해 건축'건설에 골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도시는 한번 파괴하면 다시 만들거나 세울 수 없다. 도시재생은 '골목투어'와 '김광석 길'처럼 대구만의 특징과 장점을 보여주는 방식이 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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