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배우 손민지(27)는 첫 상업영화부터 대단한 경험을 했다. 비록 직접 다녀오진 못했지만 제70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 초청받은 영화 '악녀'에 참여했다.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고 있던 그는 액션 연기를 하고 싶어 혼자서 액션 스쿨을 다녔는데 마침 정병길 감독의 '악녀' 제작 소식을 들었고, 정 감독과의 미팅을 통해 출연 기회를 얻었다. 그가 출연한 독립영화를 좋게 본 정 감독이 손을 건넸고, 그렇게 해보고 싶었던 액션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도전의 기회를 잡은 건 좋았으나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처음에는 헤이리 마을 한 바퀴를 뛰는 것도 힘들었어요. 반도 못 뛰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완주할 수 있었죠. 그렇게 훈련을 해왔기에 요정집 장면에서 뭔가를 더 기대했거든요? 사실 촬영 회차가 2회였는데 여건상 축소돼 아쉬워요. 이번에 익힌 걸 기억했다가 다음 작품에서 꼭 더 써먹도록 할 거예요. 헤헤."
'악녀' 속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요정집에서 미션을 수행하다가 죽음의 위험에 빠졌을 때 그를 구해준 게 손민지가 연기한 민주다. 국정원 비밀 아지트에서도 살갑게 숙희를 챙긴 인물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살인 병기로 길러진 숙희가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비밀과 음모에 맞서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다룬 '악녀'에서 손민지는 중요한 장면 중 하나인 이 신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숙희의 분노 지수를 높인다. 손민지는 "개인적으로는 액션 연습을 많이 했기에 조금 더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부족한 것 같아 아쉽긴 하다"며 "발길질도 아닌, 주먹질을 한 세 번 정도만 더 하길 바랐는데"라고 웃었다.
"액션 스쿨에 다니며 1주일에 3~5회 4개월 정도 훈련을 했다"고 한 그는 "무술은 처음이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운동을 좋아하기에 '조금만 배우면 어렵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날부터 어려웠다. 본격 훈련한 첫날부터 어려워서 '이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요정집 액션 신은 이중고였다. 속옷만 착용하고 액션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손민지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부담이 됐지만 의상을 신경 쓰면 걱정만 늘어가니 잊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지더라"며 "마치 내가 해변에 있다는 상상을 하며 액션을 했다"고 들려줬다.
신인인 손민지는 현장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고난도 액션과 스턴트 연기가 혀를 내두르게 하는 장면이 꽤 많은 이 영화의 촬영 현장에서 고충을 직접 보고 느꼈다. "피도 나고 다치기도 하지만 정말 온 힘을 다해 영화를 만드는 것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스태프, 배우, 스턴트 모두가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저도 상처 나고 멍이 들긴 했는데 그건 다른 사람들에 비할 바도 아니었죠. 애교 수준이에요. 하하하."
고등학생 때 연기에 관심을 둔 그는 대학생(수원대 연극영화학과)이 되고 나서 본격적인 연기를 하게 됐다. '제풀에 지칠 줄 알았기에' 연기 활동을 허락한 부모님은 독립영화를 거쳐 상업영화에도 도전하게 된 딸을 보면 감정이 울컥 거린단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 '그 강아지 그 고양이' 등등 독립영화와 CF를 통해 착실히 내공을 쌓고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가 크지 않으니 "부모님께 솔직히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만족해했다.
손민지는 가족들에게 연기하는 모습을 조금 더 쉽게 보여드리고 싶기에 드라마에 참여하는 걸 단기적인 목표로, 멀리 봤을 때는 "이번에 '악녀'가 칸 영화제에 갔던 것처럼 언젠가는 그런 영화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장기적 목표가 있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저에게도 좋은 기회가 오겠죠?(웃음) 배두나 선배님이 롤모델인데 저도 예쁘게 보이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연기자니까 연기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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