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뜰주유소 입찰 임박…"폐지" 외치는 정유업계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임박하면서 알뜰주유소와 정유업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알뜰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 폐지가 대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의 지원과 저리의 운영자금 대출 등으로 소비자에게 싼값에 기름을 공급하자는 취지로 2011년 이명박정부가 도입한 주유소다.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 계약은 오는 8월을 전후해 만료될 예정이다.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15년 8월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자와 2년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가 실제 소비자의 후생 증대로 이어지기보다도 세금으로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 금액은 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업계는 알뜰주유소가 특히 주변 일반 주유소들의 경영 악화를 낳아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를 취지대로 운영하려면 기름값 등이 제대로 관리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세금은 들어가는데 실제 기름값 인하 등의 효과는 엄밀하게 검증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뜰주유소 업계는 "알뜰주유소 도입으로 인해 서민들이 얻는 혜택은 전혀 감안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과도하게 책정된 대기업 정유사의 비싼 기름값을 알뜰주유소가 중심이 돼 낮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구 사례를 보면 알뜰주유소협회 대구지회는 서구 영신 1'2주유소, 달서'수성구 그린주유소 등 대구경북 내 7개 알뜰주유소가 대량의 연료를 공동구매해 기름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예를 들어 지난 29일 기준 알뜰주유소인 서구 영신주유소의 휘발유 1ℓ 가격은 1천309원으로 같은 날 대구 평균 가격(1천407원)보다 100원가량 낮다. 이 영향으로 그 인근의 한국제2주유소(1천299원), 이현IC주유소(1천299원), 광명주유소(1천309원) 등도 모두 평균가보다 낮게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대구 한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서민이 얻는 혜택이 뚜렷한데도 알뜰주유소를 폐지하자는 것은 대기업 정유사가 소비자로부터 얻는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주장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 업계는 오히려 알뜰주유소 정책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주유비 저감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뜰주유소협회 최광수 대구지회장은 "앞으로 연료비 상한선이 정해진 저가 주유소를 신설하는 등 알뜰주유소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 이에 더해 가짜 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를 철저히 단속하는 등 부당한 경쟁을 막는 것이 서민들의 주유비 부담을 덜어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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