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 FTA, 문제가 무엇인지 TF 꾸려 조사"

고위급 협의체 구성 의견 모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노골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비롯한 '무역 불균형' 시정을 공개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우리 측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숙제'를 떠안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문 대통령에게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자"는 선에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한미 FTA는 이익균형이 잘 갖춰진 협정"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하고 조사해보자"고 제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한미 FTA 문제와 관련해 고위급 협의체를 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합의는 결코 없었다"고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공정한 협상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한미 FTA 재협상'을 양측이 합의한 것처럼 주장했다. 특히 "한국과의 무역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겠다"고도 주장하면서 미국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무역 손실을 구체적인 수치까지 들어 거론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한국은 상품수지에서만 흑자를 봤을 뿐이고 서비스수지에서는 오히려 미국 측이 유리해 전체적으로 '이익의 균형'이 유지된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우리 측의 논리에 합리성이 있지만 한미 FTA 무역 불균형 문제는 미국 측의 강력한 문제 제기가 분명한 이상 사실상 '재협상' 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한미 FTA 재협상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내 정치용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사실 미국 중서부 벨트 백인 근로자층의 '반(反) FTA' 정서를 등에 업고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부터 FTA에 따른 무역 손실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재협상을 압박해왔다. 최근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수세에서 벗어나고자 백인 보수 지지층에 먹히는 무역이슈를 다시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 문제에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방위비 증액 필요성도 제기, 또 다른 청구서도 우리 측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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