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년간 전통 주물 '영주대장간' 향토뿌리기업 됐다

경북도, 장수기업 12곳·산업유산도 6곳 신규 지정

'땅땅' 경쾌한 메질 소리가 41년째 울려 퍼지고 있는 '영주대장간'. '사각사각' 누에가 뽕잎 갉아먹는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한 '상주 잠실(蠶室)'.

경상북도는 올해 향토뿌리기업 12곳과 산업유산 6곳을 신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새로 지정된 곳 중 영주대장간과 용궁합동양조장은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에 모두 포함됐다.

경북도는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을 지정해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향토뿌리기업 46곳, 산업유산 7곳을 지정한 바 있다. 향토뿌리기업은 30년 이상 전통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이며, 산업유산은 옛 모습을 간직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산업 건축물을 말한다. 선정된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는 한편 운전자금도 우대해 지원한다.

올해 지정된 향토뿌리기업은 영주 대장간을 포함해 옹기장(영덕), 삼성공업사(김천), 호박엿공장(울릉도) 등 12곳이다. 영주대장간은 농기구마저 중국산이 대부분인 현실에 호미, 괭이, 낫 등 다양한 농기구를 전통 방식대로 제조하고 있으며, 수작업 풀무질 도구와 설비도 고스란히 보존해 사용하고 있다.

영덕옹기장은 천연 유약을 직접 제조하는 등 전통 옹기 제조기법을 그대로 보전해 3대를 이어 오고 있다. 이곳 백광훈 대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영덕 옹기의 맥을 잇고 있다.

삼성공업사는 한옥이나 사찰 등에 들어가는 장석(문고리, 경첩, 귀잡이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2대 권범철 대표는 '전통 장석 분야 대한명인'으로 지정받는 등 전통 장석 제조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봉화에 있는 가평정미소는 인근 관광지인 이몽룡 생가를 활용해 '이몽룡 생가쌀' 상표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지역 기부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기업이다. 고령메주는 전통적 메주 제조방식을 그대로 재연하는 자동화기계를 도입해 위생적으로 재래식 메주와 된장, 간장을 생산하고 있다.

대성암본가는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서비스기업으로, 3대째 70년 이상 전통방식의 초밥과 우동을 판매한다. 법전양조장은 고두밥을 직접 지어 누룩을 만드는 전통 제조법을 고수해 전통탁주와 청량주를 제조'판매한다. 산동탁주양조장은 육각수를 이용해 전통 생쌀막걸리를 제조'판매하는 구미시의 유일한 양조장이다.

상주임업사는 상주 시내에 유일하게 운영 중인 임업사로, 예전부터 쓰던 건물과 설비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창정미소는 전통식 목조 정미시설을 보존하고 있는 정미소로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울릉도호박엿공장은 울릉도 내 호박엿을 처음 상품화해 유통시킨 업체다. 용궁합동양조장은 효모를 직접 키우는 양조장으로 1960년에 설립했다.

아울러 경북도는 쌍용양회 문경 공장을 포함해 잠실 건물, 예천구담성당 대죽공소 등 산업'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 6곳을 '산업유산'으로 신규 지정했다. 상주 내서면 노류리에 있는 잠실은 전통 잠업 형태를 유지한 전용 건물로, 명주와 누에고치의 본고장인 상주 양잠의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다.

1958년 건립된 예천구담성당 대죽공소는 당시 지역 신자들의 예배장소로 사용돼 왔으며, 마을회관 등의 시설이 부족하던 시절 마을 공동작업장으로 활용했다. 공소는 본당보다 작은 천주교 단위교회로,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지역 신자들의 모임 장소다.

경북도는 지난달 1949년 개업한 포항시 죽도동 죽도열쇠상회, 1959년 문을 연 울릉군 울릉읍 현대사진관, 1961년 창업한 울진 한식음식점인 한일식당, 1969년 문을 연 청송군 진보면 삼천리자전거 등 14개 기업을 장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경북도는 이들 오래된 장수 서비스기업인 노포(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와 향토뿌리기업의 옛 이야기를 보존하고 자원화하는 한편 청년창업 지원정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경북의 소중한 산업'문화적 자산인 전통장수기업과 근대 건축물이 산업 발전과 함께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환경개선 정비를 통해 고풍스러운 외관을 보존하고, 다른 관광지와 연계한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문화'산업관광 명소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