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부산 등을 대상으로 3일부터 대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본격화하고 있다. 6'19대책 발표 이후 전국 40곳의 청약조정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이지만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든 대구 등 일부 지방도시 아파트 청약률이 여전히 고공 행진하는 등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련 대책도 시급하다.
올해 상반기 대구 5개 아파트 단지의 신규 분양 물량은 모두 1천920가구로 지난해 8천696가구의 22% 수준이다. 그런데 청약률은 수백대 일이 기본이고, 모델하우스마다 수만 명의 시민이 찾는 등 북새통이다. 업계는 공급 감소가 그 이유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 제외된 '풍선효과'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 아파트 분양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마냥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순수 거주 목적보다 투자 수단으로 여기는 사회 풍조가 더 강한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대구 시장의 과열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전매 차익을 노린 '무조건 청약'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정상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니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 대구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33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9.78%나 뛰었다. 전국 평균인 1천69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1천974만원인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 물가상승률 등을 따져봐도 지나친 수준이다. 업계는 수성구 등 도심에 분양이 몰린 때문이라고 설명하나 시장 과열에 편승한 분양가 올리기 노림수도 배제하기 힘든 이유다.
최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집값 급등에 따른 경계 심리가 커지고 있다. 자연히 소비자의 움직임이 둔화될 수밖에 없어 자칫 미분양 등 부작용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 올 들어 청약 미달이 확산돼 미분양이 급증한 제주도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급격한 시장 위축도 문제이지만 집값 거품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최대 요소다. 서민층 부담이 가중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각 지자체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시장 안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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