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 상류인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 선착장 일대에는 지난 2일에 이어 3일에도 붕어와 잉어 등 죽은 채 떠오른 물고기 수백 마리가 발견됐다. 최근 비가 내린 뒤 어른 손바닥 크기만한 죽은 물고기들이 개펄을 따라 줄지어 늘어섰고 벌써 부패한 탓에 악취까지 내뿜었다. 올 들어 낙동강 상류의 와룡면 오천리 일대에 잇따라 나타난 왜가리와 백로 무리의 의문의 떼죽음에 이은 물고기 떼들의 죽음 행렬이다. 심상찮은 자연의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계속 떼죽음하는 새들과 물고기를 임시로 수거해 처리하고 있지만 이런 의문의 떼죽음 행렬이 언제 멈출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계속되는 의문스러운 새와 물고기의 죽음에 대한 원인 조사가 이뤄져야 마땅하지만 환경단체나 주민들의 호소에 무슨 까닭인지 환경 당국이 귀를 막고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죽음의 원인 규명조차 없다. 그러는 사이 애꿎은 동물만 죽음으로 항변을 되풀이하는 꼴이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낙동강 최상류 석포제련소의 중금속 배출에 따른 토양과 낙동강 오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환경부의 낙동강 상류 어류 체내 중금속 농도조사에서 카드뮴 등이 수산물 섭취 기준보다 10배 이상 검출됐다. 또한 2016년 일본 교수팀의 조사 결과, 안동댐 주변의 심각한 중금속과 독극물이 확인됐다. 2010년에는 석포면~안동 도산면 90㎞ 구간 175곳에서 1만5천t쯤의 광물찌꺼기 퇴적물을 확인하기까지 했던 터였다.
이번 떼죽음에 대한 할 일은 간단하다.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서고, 있는 그대로 밝히고 걸맞은 대책을 세우면 된다. 지금처럼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나라의 외딴곳에서 일어나는 '하찮은 민원'으로 치부한 탓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과연 이렇게 자연이 던지는 죽음의 경고가 만약 서울 한강 주변에서 일어나도 10년 가까이 불구경하며 두었겠는가. 당국이 마냥 외면하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1천300만 명을 책임진 지자체라도 관심 갖고 나서야 한다. 이는 생명에 관한 일이다. 자연의 경고는 흔히 사람을 향하게 마련이다. 대구경북이 더욱 그냥 있을 수만은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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