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 북구 팔거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선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자전거용 도로(폭 3m)와 보행로(폭 1.5m)가 구분돼 있지만 산책하는 주민이 자전거 도로를 넘나드는 바람에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가 부딪힐 뻔했다. 휴일을 맞아 자전거를 타러 나왔다는 김모(50) 씨는 "자전거 도로에 불쑥 들어오는 보행자 때문에 마음껏 타기 어려워 항상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지역 자전거 도로가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구에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764.47㎞) ▷자전거 전용도로(경계석 등으로 구분돼 자전거만 통행하는 도로'110.99㎞) ▷자전거 전용차로(차도 일부분을 할애해 자전거만 통행하도록 구분한 차로'10㎞) 등 223개 노선 885㎞ 길이의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 특별'광역시도 중 가장 긴 구간이다.
하지만 자전거와 자동차, 보행자가 뒤엉키는 경우가 잦다. 대구자전거타기운동연합본부 윤혜정 팀장은 "부산, 창원 등 다른 도시에서는 어른 허리 높이로 안전봉을 설치해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들어오기 힘들다. 반면 대구는 주정차 차량이나 가로수 등 장애물이 많아 10㎞를 운행해도 연속해서 달릴 수 있는 구간은 1, 2㎞에 그칠 정도로 형식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는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같은 날 오후 찾은 수성구 중동교~황금네거리로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차로에서는 주정차 된 차량을 피해 차로나 인도를 넘나드는 자전거 운전자가 여럿, 눈에 띄었다. 평소 이 구간을 즐겨 이용하는 박모(50) 씨는 "상가 출입구역을 제외하고는 차량 진입을 막는 안전봉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도 '차'(車)라는 인식의 확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정래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박사는 "자전거가 도로교통법상 차로 간주된다는 것을 알면 보행자 안전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차량 운전자도 동등한 지위로 인정할 것"이라면서 "행정 당국은 자전거 운행 편의 보장, 보행자 보행권 보호를 위한 '안전 기반형 자전거 도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인접하게 할 경우 50㎝가량 간격을 두도록 해 모두가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출퇴근 시간, 자전거 전용차로에 주정차한 차량은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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