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화 정책을 펴왔던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이 '강경' 모드로 선회, 향후 압박'제재의 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4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때문이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한 미국의 이해를 얻어내면서 대화의 물꼬를 기대했던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차원이 다른 미사일'인 ICBM 위협에 직면,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한 정권의 무모함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무책임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언급, 북한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 양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도 말해 한미 양국의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강하게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NSC 회의에서 "이런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우리와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외교'안보 부처는 미국 등 우방과 공조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 및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해달라"며 "국방부와 합참은 대북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미 당국의 초기 판단으로는 이번 도발을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ICBM급 미사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다. ICBM급일 경우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ICBM급으로 최종 확인되면 대북 정책 기조를 다시 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월 중순에 쐈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비슷한 것 같은데, 고도나 속도로 볼 때 더 빠르고 높이 올라갔다고 본다. 파악한 바로는 5월 중순경에 쏜 IRBM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ICBM으로 가는 중간 단계로 생각한다. ICBM으로 확인되면 지금까지의 압박과 제재에 대한 강도가 훨씬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4일 오후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탄도로켓 화성-14형은 4일 오전 9시(평양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되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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