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함몰 현상으로 석회광산 붕괴 의혹을 사고 있는 울진 남수산(본지 5월 3일 자 10면 보도 등)에서 다시 함몰이 발생했다. 최근 정부 합동조사단에서 '더 이상의 2차 붕괴 현상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울진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4일 오전 4시 14분쯤 울진군 매화면 남수산에서 꽝꽝거리는 천둥소리가 2, 3차례 울렸다. 주민들은 "무척 큰 소리에 인근 매화2리'금매2리 주민들 모두 잠이 깼으며, 약 8㎞ 떨어져 있는 울진읍내 주민들 일부도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확인 결과 이 소리는 남수산 기슭에서 암반이 부서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자리에서는 현재 지름 약 50m, 깊이 약 30m 규모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곳은 지난봄부터 일부 갈라짐이 보였던 계곡 자락에 위치해 있다. 해당 싱크홀과 불과 200m 떨어진 거리에는 지난 2007년 및 지난해 4월 발생한 싱크홀 등 2개가 인접해 있다.
한편 남수산에는 지난 1984년부터 석회광산이 채굴 중이다. 지난해 2월 23일 새벽 갑작스러운 붕괴로 지반 깊이 약 1.5㎞가량의 함몰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30여 년 동안 광산 채굴이 이뤄지며 남수산 하부의 공동화 현상으로 붕괴가 이뤄지고 있다"며 광산 폐쇄 및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통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지난 5월 초 "함몰은 광산 때문이 아니라 지질 현상에 의한 것이며, 향후 산사태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조사단 발표와는 달리 2차 사고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정부가 주민 안전보다는 광산업의 연장을 위해 힘을 쓰는 등 갖가지 비리 의혹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전진단 비용 3억원을 광산업자가 부담했고, 안전진단을 수행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007년 1차 함몰 의혹이 있을 때 원인을 조사하면서 광산과 무관하다고 보고한 바가 있어 처음부터 객관적 조사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전병철 남수산석회광산반대범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빗물이 모두 갱도로 몰리고 자잘한 균열도 진행되고 있어 산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안전진단이 광산업자 입맛에 맞춰 거짓보고서로 나왔다. 정부는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하고 주민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무효 선언을 하고, 주민들이 참여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울진군'경북도'산자부를 상대로 항의집회 등 집단행동도 예고했다.
남수산피해대책위원장인 조성희 울진부군수는 "우리도 이해하기 어려운 안전진단 결과를 주민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할 수는 없지만 산자부 등 책임부서를 상대로 정밀 재진단 및 예방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규모 붕괴사고로 주민들의 상해가 발생할까 봐 걱정이다. 현재 피난 매뉴얼을 재정비하는 등 안전대책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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