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왜 먹는다 하는가. 먹고 싶으면 마음껏 먹고, 먹고 싶지 않아 뱉을 수만 있다면 나이를 먹는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먹는다는 표현에는 체할 수도 있으니 꼭꼭 씹어서 음미하라는 뜻이 들어 있다.
전쟁과 가난, 그 길고도 어두운 터널 속에서 부모 봉양과 자녀 교육을 위해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한 세대들이 선진 한국을 이끌어냈다. 그들은 나이를 어떻게 먹었을까. 앞만 보고 달리느라 때론 나이에 체하기도 하였으리라. 돌이켜보니 그것은 굽힐 줄 몰랐던 용기만큼이나 큰 지혜의 보물창고가 되었다.
나이는 공으로 먹은 것이 아니다. '노인 한 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참된 도리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체득하였기에 어르신들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영국의 법조인들은 법정에서 흰 머리 가발을 쓴다. 지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노년을 살아나가야 할 어르신들의 경륜과 생생한 지혜를 나누기 위해 매일시니어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질곡을 헤쳐 나온 이야기, 아픈 과거와의 화해 등 인간승리가 줄을 이었다. 선에 들지 못했더라도 스스로에게 긍지의 상을 주시기 바란다.
수필은 성찰을 위한 자기고백이라 할 수 있다. 선자들은 와 문학적 형상화가 눈에 띄는 를 두고 잠시 고심하였다. 진솔하면서도 글때 묻지 않은 감동을 높이 사 김봉순 씨의 를 최우수상으로 뽑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30년 전 치매 시아버지의 수의를 갈아입힐 때 그가 질긴 노란 변이 우담바라로 보였다는 효행기이다. 삶이 글에 투영되었기에, 글 또한 빛이 났다. 축하드린다. 심사: 장호병(수필가'대구문인협회회장), 홍억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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