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투란도트가 세상에 처음 나올 때 제가 첫 무대에 섰어요. 그동안 다른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가 7년 만에 다시 공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어제 첫무대에 올랐는데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맞아주셔서 너무 황홀했습니다."
5일(목) 공연에 앞서 뮤지컬 배우 신영숙을 분장실에서 만났다. 그녀와 투란도트와의 인연은 장소영 음악감독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투란도트 곡을 준비하던 장 감독은 육성과 클래식, (엽기적)하이톤과 저음을 망라하는 곡을 준비해 놓고 이를 소화할 배우로 신영숙, 박소연을 꼽았다. 처음부터 두 배우의 성량, 성대를 고려한 '맞춤형 곡'이었던 것이다.
'갓영숙' '강철 성대'가 투란도트에 뜨면서 팬들의 관심은 신영숙-정동하, 신영숙-이건명 조합에 모아지고 있다.
"이건명 씨는 투란도트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해) 무대에서 마음이 푸근해져요. 이 씨는 자신의 에너지를 나눠주며 부드럽게 무대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이죠. 거기에 비해 정동하 씨는 카리스마와 열정이 넘쳐요. 둘이 '강강(强强)조합'인데도 자기 목소리를 낮춰 하모니를 이루죠. 톱스타임에도 항상 겸손하고 주위 배역을 챙기려는 노력이 눈에 보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마니아들의 관심은 뮤지컬 넘버(곡)에 쏟아졌다. 1막에 아리아 '숨 막혀'를 신호로 전설적인 명곡들이 무대를 물들여 갔다. 1막 중반에 4중창으로 불렀던 '오직 나만이', 2막의 '그 빛을 따라서' '마음이란 무엇인지'가 울려 퍼질 때 관객들은 곡 내내 숙연했고 전율했다. 7년 만의 귀환임에도 신 씨의 성량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 배역을 리드하며 무대를 이끌어 갔다.
"흔히 투란도트는 음악의 힘으로 굴러간다고 얘기합니다. 제가 국내외 20여 작품에 출연했지만 투란도트 넘버는 해외의 어떤 명곡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이런 명곡들을 부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보람이죠."
앙상블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이번에 신창욱, 안현우, 이유리가 새로 합류하면서 코러스와 군무(群舞)에서도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앙상블들 대부분이 5㎏씩 체중이 줄었다고 해요. '이란영 안무'가 하드코어급이라는 말은 들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죠. 이렇게 잘 다듬어진 앙상블을 1주일 밖에 못쓴(?)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신 씨가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구시민들의 성원과 관심이다. 7년 만에 무대에 올랐음에도 '첫 정'을 기억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준 시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나타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인사를 하는데 처음에 몇몇 분들이 일어서시는 거예요. 사진을 찍으려는가보다 했는데 제가 무대에 나갔을 때는 모든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대구시민들의 변함없는 딤프 사랑, 투란도트 애정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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