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제강점기 조선인 아픈 역사 서린 '군함도'

9일까지 예술상회 토마서 전시, 의도 절제한 차가운 풍경 담아

이용환 작
이용환 작 '역사 이후의 풍경 군함도'

일본 '군함도'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이용환 사진작가의 '역사 이후의 풍경 군함도'전이 예술상회 토마에서 열리고 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19㎞ 떨어진 하시마 섬을 가리키는 말로 '군함'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군함도는 2015년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때 강제 징용되어 끌려온 조선인들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병에 걸리거나 안전사고, 영양실조 등으로 고통을 받았고,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서 익사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이런 불편한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품 속 군함도 풍경은 차갑지만 중립적이다. 작가 마음을 숨겼기 때문이다. 의미망의 확대를 위해 의미를 주장하기보다는 속마음을 감춘 것이다. 차가운 풍경은 왜곡을 최대한 절제해 대상이 스스로 말하도록 한다.

그래서 작가는 건물의 수평, 수직을 지키면서 건물과 잔해를 촬영했다. 그리고 색을 제거해 흑백사진으로 만들어 최대한 의견을 절제했다. 광경 그 자체에 집중해 대상 스스로 의미를 자아내고자 했다. 이 작가는 "사진의 내용을 작가가 주도하기보다는 절제를 통해 집단의 큰 체험과 개인의 작은 체험이 조우하는 사유의 공간을 확보해 다의적인 의미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9일(일)까지. 053)522-8155.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