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백일장] 그대

그대

먼 길 기차 타고 달려와 고생했다며

두 손 꼭 잡으셨던 그대의 따뜻한 손

그대의 그 환한 미소

다시 오겠노라 꽉 잡은 그대의 손 놓으며

웃으며 떠나갔던 나였는데

이제 그대는 희고 고운 뼛가루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네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과 기억도 함께 묻히겠지

앞으로는 느끼지 못할 그대의 그 따뜻한 손 그 환한 미소

그동안 감사했다 말 한마디 전했어야 했는데

그대의 향기가 남아 있는 방에 누워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네

그대여

이제는 별이 되어 빛날 수 있기를

그대여 이제는 꽃이 되어 아름다움 피울 수 있기를

그대여

이제는 바람이 되어 자식들 거름 되신다고 못다 한 세상 구경할 수 있기를

그대여

이제는 이제는 자식 생각 자식 걱정 세상에 훌훌 털어버리고 저 하늘로 올라가

흰 구름 밟으며 뛰노세

그대여

*장례를 치르고 군대에 복귀하며 주고 간 막내의 편지를 보며 새삼 할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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