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려가 컸던 재크 페트릭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고 있는 반면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앤서니 레나도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 레나도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삼성의 발걸음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페트릭이 처음 삼성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기대보다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계약 금액(45만 달러)이 국내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도 낮은 축에 속했을 뿐 아니라 2016시즌 일본 무대에서의 활약도 돋보이지 못했기 때문. 삼성에 구위가 뛰어난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구위보다 제구에 방점을 두는 투수라는 점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페트릭은 시즌 개막 후 세간의 우려를 씻어냈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성적은 2승 8패, 평균자책점 6.14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승수가 적은 것은 타선의 활약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 크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것은 일부 경기에서 크게 무너진 적이 있어서다. 무엇보다 페트릭은 꾸준하다는 게 장점. 16차례 선발 등판해 9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인성도 좋아 팀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페트릭은 "승수가 적은 것을 두고 타선 지원이 부족했던 탓이라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기본적으로 내 탓이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며 "앞으로 매 경기 투구 수를 줄여 좀 더 긴 이닝을 소화,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반면 105만 달러를 받고 입단한 레나도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모습이다. 9경기에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7.08로 부진하다. 퀄리티스타트가 한 차례도 없다. 투구 내용 역시 좋지 않다. 공이 대체로 높게 들어가는 등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 평균 시속이 14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엔 최고 시속이 140㎞ 초반에 그치고 있다.
레나도는 시즌 초반 가래톳 부상으로 두 달여 만에 팀에 합류했다. 삼성은 특급 선발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너클 커브 등 변화구의 위력도 감소했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남은 탓인지 하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상체 위주로 투구하다 보니 공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4와 2/3이닝 7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팀도 8대10으로 패했다.
결국 삼성은 칼을 들었다. 9일 레나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레나도가 당장 퇴출되진 않을 전망이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탓에 추가 지출은 신중해야 하는 데다 새로 수준급 투수를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 외국인 투수가 잘하리란 보장도 없다. 더구나 레나도는 반전을 노릴 만큼 잠재력이 큰 선수다. 다만 복귀 후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김한수 감독은 "레나도는 일단 2군에 내려 보내지 않고 1군과 동행한다. 투구 자세부터 차근차근 점검할 것"이라며 "언제 다시 1군 경기에 투입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구위를 눈여겨본 뒤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