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권 교체 두 달, 희비 엇갈린 여야] 자금줄 마른 한국당, 후원 그만해달라는 민주당

자금 부족 시달리는 한국당 의원…정태옥"야당된 후 후원금 뚝 월1천만원 비용 마련도 벅차"

정권교체 두 달을 맞아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정부의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정권교체 두 달을 맞아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정부의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문준용 씨 의혹 조작 사건' 등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젊은 피 수혈 등을 통한 보수 재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민심경청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문준용 씨 의혹 조작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왼쪽 사진)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정권이 바뀐 지 두 달여 만에 정치권 환경이 급변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추락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도움을 줄 인사 찾기에 분주한 반면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든든한 자금줄이 생기는 한편 각종 행사에 참석을 종용받는 등 활기 띤 모습이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야당 의원으로서 최근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돈이다. 힘 잃은 야당이 된 뒤로 후원금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9일 "최근 금융권에 있는 대학 후배가 찾아와 '평소 존경해 왔다. 도울 일이 없느냐'고 말해 두말없이 '요즘 후원금 통장에 돈이 떨어졌다. 다른 거 필요 없고 후원이나 좀 해달라'고 애원(?)한 적이 있다"며 "야당이 된 이후 후원금 통장 잔고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역구 사무소 관리와 지역구 왕래를 위한 교통비, 경조사비 등으로 한 달에 1천만원가량이 들지만 후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정 의원은 "대구에 있는 지역구를 한 번 가게 되면 KTX 교통비만 12만원 넘게 든다. 한 달에 적어도 열 번 넘게 대구를 가야 하는데 이 돈만 해도 100만원이 훌쩍 넘어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현재 당의 공식 '입'인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주요 당직자 신분인 정 의원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을 비춰볼 때 당직을 맡지 않은 다른 의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사정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바뀐 정권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우선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인한 민심 이반 효과로 지난해 여당 의원들의 후원금은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결과 20위권 내에 민주당 소속이 12명이나 포진하는 등 여소야대(지난해 기준) 현상을 보였다.

또 지난해 '최순실 비위'를 폭로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한국당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나서 재판 비용을 위한 모금에 나섰는데, 이틀 만에 무려 1억3천700만원이 모였다. 그러자 안 의원은 "이제 충분하다. 그만 후원해 달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 의원 모시기 경쟁'에서도 즐거운 비명이다.

홍의락 의원의 경우 지난달 말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유턴기업 지원차 대만을 다녀왔다. 그에 따르면 출장에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진 못했으나 상임위 차원에서 강하게 요구해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당내 설치된 대구경북특별위원회 세부 일정 조율과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의원연맹 회의를 급하게 소화하는 등 귀국 후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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