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자 '한국의 정신과…' 독일지부장 "세종 16년 간 인쇄속도 500% 향상"

간호사 파견, 한국문화 홍보 앞장…獨 활자축제서 조선 인쇄술 강의

김정자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독일지부장이 최근 포항을 방문, 독일 드레스덴 활자축제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석민 선임기자
김정자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독일지부장이 최근 포항을 방문, 독일 드레스덴 활자축제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석민 선임기자

"우리나라의 인쇄문화에 대한 영상 방영과 강의가 끝나고 '활자축제'를 주관한 슈마흐 가블러 교수는 '이런 내용의 훌륭한 문화와 과학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라며 감탄을 했습니다. 그러자 젊은 중국 여성이 당돌하게 중국이 인쇄문화의 최고 선진국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때 금발의 독일 여성이 도대체 뜬금없이 왜 그런 소리를 하냐고 비판하면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가장 방대한 목판인쇄 팔만대장경,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가 모두 한국 것인데 중국이 최고라는 근거를 대보라고 반박하자 그 젊은 중국 여성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김정자(73)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대표 김재웅) 독일지부장은 지난 6월 중순 독일 드레스덴 인쇄문화협회 주관 '활자축제'에 참가한 상황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 번 감격해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오피친 하크 드루구린사는 18세기부터 이어온 유서 깊은 인쇄회사이다.

"처음에는 축제 세미나에 참가해 '직지'에 대한 강의를 20분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려 팔만대장경도 무척 중요하고, 무엇보다 조선의 인쇄술이 고려의 인쇄술을 계승해 최고로 발전시켰으니 이 부분도 빠뜨릴 수 없다며 설득해 45분의 강의 시간을 배정받았습니다."

김 지부장은 "세종대왕께서 책이 발간될 때마다 주자소 장인들에게 큰 잔치를 베풀고, 글자가 하나라도 틀리면 30대의 곤장을 맞았다고 설명하자 모두가 폭소를 터뜨렸다"며 "하지만 글자 5개가 틀리면 파직시켰다는 부분에서는 모두가 놀라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세종 16년 동안 인쇄 속도가 500% 향상되고, 경인자'갑인자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위해서 세계 최초로 납을 이용해 큰 활자인 병진자를 만드셨다는 것에 대해 참석자들은 고개를 흔들며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김 지부장은 1968년 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된 뒤 현지에서 결혼했고, 2005년부터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독일지부장을 맡아 남편 페터 홀름 씨와 함께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애쓰고 있다.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활동은 김재웅 대표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재외교포들이 백인과 흑인 사이에서 주눅 들어 사는 모습을 보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국인이 자긍심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세계 각 지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2005년 시작했다. 2008년부터는 책자 이외에 영상 자료를 제작했고, 2010년부터는 한국 내 군부대'대학'중고교 등을 방문해 청소년과 젊은 층 등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1만 회가 넘는 강의를 하며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책자 76만 권을 무상으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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