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복주 직원들 "수요일은 가족과 함께"…'일·가정 양립' 기업으로 거듭나

'가족사랑의 날' 매주 수요일 시간 외 근무 않고 가정으로

"결혼하고도 다니기 좋은 기업, 여자도 다니기 좋은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대구 대표 주류기업 금복주가 '일'가정 양립'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결혼을 앞둔 여사원을 강제 퇴직시켜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잘못된 기업 문화를 완전히 뜯어고치기로 작심한 결과다.

10일 금복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직원들을 위해 ▷가족사랑의 날 ▷문화생활비 지원 ▷가족사랑 휴가 ▷출산장려금 지급 등의 제도를 신설했다.

가족사랑의 날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이 되면 그 즉시 '컴퓨터를 모두 끄고'(PC-OFF) 퇴근하는 날이다. 주류 회사 특성상 평일 퇴근 후에도 음식점'주점에 판매 영업 및 관리감독 근무를 나갈 때가 많았는데 이날만큼은 모든 직원이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고 곧장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가족끼리 공연'영화 등을 볼 때 쓸 수 있는 문화생활비는 모든 임직원에게 분기마다 10만원씩, 연간 40만원을 지급한다.

또 가족사랑 휴가가 매년 2회 각 3일씩 제공된다. 연차휴가와 별개로 가족끼리 뜻깊고 기억에 남는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별도 제도를 마련했다. 금복주는 이와 별개로 지난 2003년부터 장기 근속자(5년'10년'20년) 본인 또는 부부에 대해서도 대만(3일), 말레이시아(5일), 서유럽(12일) 등에 대한 여행 항공'숙박권과 경비를 지원해 왔다.

출산장려금은 자녀를 출생한 직원에 대해 자녀 1명당 100만원씩 지급된다. 직원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으로 회사를 쉬더라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게끔 회사가 앞장서서 축하하려는 취지다.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을 만나 격려금을 전해주며 직원과 회사 간 돈독한 관계를 다지도록 했다.

이런 제도와 별개로 직장 내 성평등 문화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결혼'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을 시간제 판매 사원으로 대폭 채용하고 사무직'생산직 영역에서 신입 여성 사원도 꾸준히 채용할 예정이다. 여성은 물론 추후 남성 직원에게도 법정 출산휴가'육아휴직을 보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사내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 법정 연간 1회로 명시된 성평등 교육도 연 2회씩 외부 강사를 초청해 실시하고 있다.

과거 금복주는 주류 제조기업 특성상 퇴근 후에도 직원들이 거래처(음식점'주점)를 방문하며 판매 실태 및 소비자 반응을 파악하거나 판매 영업에 나서야 했다. 이 때문에 주 업무 부서인 영업직에 젊은 여성 직원을 채용하더라도 머지않아 퇴사하는 일이 잦았다.

금복주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여성 사원이 결혼하면 내쫓는 나쁜 관행을 이어왔고, 여성 사원에 대한 처우를 향상하는 데도 소홀했던 점을 반성하고 있다"며 "늦게나마 성평등 기업으로 거듭나려 하는 만큼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애정 어린 시선과 따끔한 충고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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