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문화마을 탈바꿈
파스텔톤 계단식 집·미로길
수백만명 찾는 세계적 명소
부산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은 우리나라의 '마추픽추'(Machu Picchu)로 불리며 세계적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1년 2만5천 명이던 관광객은 지난해 185만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벌써 누적 관광객이 100만 명을 넘어서 연말까지 200만 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찾은 이곳에는 오전 8시부터 동남아와 중국,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파스텔톤의 계단식 주택과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 골목길, 황금마을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마을 경치를 보며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이 마을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물론 아니다. 이곳은 원래 6'25전쟁을 피해 전국 각지에서 온 피란민들의 판자촌이었다. 1955년부터 피란민들이 모여들면서 해발 200~300m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판잣집 1천여 가구가 빼곡하게 들어선 것이다. 집마다 화장실과 상수도를 설치할 수 없어 공동화장실'공동우물을 군데군데 만들어 사용했는데,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이 문화가 내려오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인 감천문화마을은 한때 인구가 3만여 명에 달했으나 1990년대 들어 점점 인구가 줄면서 폐'공가가 늘어나는 등 마을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도시재생이 접목되면서 이 마을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게 됐다.
전문가들은 2009년 마을 주민과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시작한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그 시발점이었다고 했다. 또 반원형의 골짜기 굴곡을 그대로 간직한 계단식 마을 형태와 감천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도 절묘했다. 특히 6'25전쟁 이후 이 마을의 역사가 부산 현대사의 단면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점은 귀한 자산이라고 마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감천문화마을 도시재생 기획을 담당했던 나우컨설턴트 지명하 대표는 무엇보다 행정과 주민들의 '컬래버레이션'의 힘이라고 성공 비결을 꼽았다. 지 대표는 "마을의 아름다운 전경과 부산 역사가 녹아 있는 마을 특성을 살려 기존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보존과 재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며 "감천문화마을을 만들려고 마을공동체가 동참한 것이 바람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떠나는 달동네에서 활력 있는 마을로 뒤바뀐 것은 마을공동체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천문화마을에서도 원주민과 개발자 사이에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대구도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도시재생에 나서야 한다. 주민 주도의 마을재생이 정착될 때까지는 지속적인 행정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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