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마음의 에어백

만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것을 주는 주체는 무엇일까? 우리는 스트레스를 자신의 일이나 주변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데 과연 그런 것일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가?

우선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나쁜 것이지 스트레스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현악기의 줄은 적당히 당겨져야 아름다운 소리가 나고, 밭에 뿌린 씨앗도 흙을 적당히 덮어줘야 싹이 트듯이 적당한 스트레스가 있어야 삶에 활력이 생긴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 큰 스트레스가 된다.

스트레스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에 따라 받는 정도가 다르다. 비가 오면 구질구질해서 싫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빗소리를 들으며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눈이 오면 아이처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차가 밀릴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객관적인 상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의 상태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작은 그릇은 물을 조금만 부어도 넘치지만 큰 그릇은 좀처럼 넘치지 않는다. 유리컵에 돌멩이가 부딪치면 깨어지지만, 플라스틱 컵은 그렇지 않다.

살다 보면 세상에서 날아오는 돌멩이는 무수히 많다. 그때마다 마음에 상처를 받아야 할 것인가. 세상의 돌멩이를 다 없앨 수도 없고 수시로 날아오는 돌멩이를 원망할 수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자신을 깨어지지 않는 큰 그릇으로 바꾸는 것이다. 환경을 바꿀 수 없으면 자신을 바꾸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오리는 물속에서도 젖지 않고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더러워지지 않는다. 직장 상사가 스트레스를 준다고 직장을 바꾸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곳으로 옮겨도 마찬가지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몸을 외부의 수많은 병균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것은 몸속에 항체가 있기 때문이다. 차에 에어백을 부착하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에어백이 필요하다. 그것은 세상과 삶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가지는 것이다.

세상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선과 악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트레스는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이며, 스트레스는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친구처럼 항상 같이 다니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 지금 받는 스트레스의 반은 없어질 것이다. 이길 수 없는 적을 친구로 만들면 나의 근심은 반으로 줄고 나의 힘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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