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추 대표와 국민의당, 싸움질 그만하고 현안 해결에 나서라

국회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답답하고 한심하다.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여야가 소모적인 싸움질만 벌이고 있으니 정말 가관이다. 국가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건만, 만사 제쳐놓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며 치고받고 있으니 철없는 어린아이보다 나을 것이 없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연일 국민의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추 대표는 '머리 자르기' '미필적 고의' 발언으로 국민의당 지도부의 공모론을 제기했고, 10일에는 박지원 전 대표의 개입설까지 쏟아냈다. 국민의당을 '완전히 박살내려는 의도'인 듯하다.

추 대표의 행동이 지지 기반이 겹치는 국민의당을 와해시켜 흡수'통합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지, 단순하게 개인적인 공명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여야 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흡수하려는 차원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개인적인 정의감 내지 공적 세우기 차원이라면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는 자격 상실이다. 집권 여당의 대표라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간 협상을 우선시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추 대표의 발언에 대응하는 국민의당의 태도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추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하자, 추 대표 사퇴와 국회 보이콧 등을 선언했고, 추 대표가 '박지원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자,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제보 조작 파문'에 대한 동시 특검을 결의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공세를 취하니 뻔뻔함의 극치다. 아무리 궁지에 몰려 있더라도,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당 대접을 받기 어려운 것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여론은 추 대표와 국민의당을 동시에 비판하는 분위기다. 추 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국정 운영의 책임감이 결여돼 있고, 국민의당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개인적인 공명심이나 당리당략을 앞세운 싸움질은 당장 멈추는 것이 옳다. '제보 조작 사건' 수사는 검찰에 맡겨두고 여야는 장관 인선, 추경안 등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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