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본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대구경북특별위원회(위원장 홍의락) 전체회의는 당 지도부와 고위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규모면에서 보면 매머드급 당정협의였다.
특히 지역 출신 특위 위원들은 고향 발전을 약속했고, 다른 지역 위원들은 각자의 상임위에서 지역 현안에 대해 발 벗고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여당의 힘을 필요로 하는 지역 입장에서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여권 특위
"이건 무슨 특위가 아니라 당 대표실에서 열리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같다."
이날 열린 특위에 참석한 한 위원은 배석한 위원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이같이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은 물론이고 각 상임위 간사를 비롯한 13개 상임위원들이 한 명씩 선발돼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대구경북특별위원회는 민주당의 축소판"이라며 "13개 상임위가 다 포함돼 위원 20명이 포진해 있고 구성원 중에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수석사무부총장도 있다. 수석대변인도 있고,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내에 쟁쟁한 실세들은 다 들어가 있다"고 했다.
다른 한 참석자는 "오늘 민주당이 어디 가 있느냐고 물으면 대구경북특위에 있다고 하면 정답이 될 정도의 규모"라며 "당 지도부가 다 모이긴 정말 오랜만이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도 총출동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물론이고 시도의 기조실장. 창조경제 관련 실장'본부장, 농축산'건설'미래산업 분야 국'실장급이 대거 참석했다.
회의에서 대구는 지역 현안 가운데 ▷통합 대구공항 이전 사업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 사업 ▷물산업 허브 도시 계획 등 3가지 안건으로 요약해 보고했고, 경북이 공개한 3대 역점 사업은 ▷김천혁신도시 지원 방안 ▷동해안 친환경 신재생에너지클러스터 조성 ▷원전 안전 대책 등이었다.
◆정치성 배제하고 "순수하게 돕자"
특위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표심만을 자극한 일회성 행사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대구경북을 발전시킬 수 있게 진정성을 갖고 장기적으로 돕자"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시절,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대구경북사랑 의원모임'이 단절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무총리에 오른 이낙연 당시 의원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열린우리당 의원은 대구경북 전 지역구에 현역 의원을 한 명씩 배정, 현안 챙기기에 나섰으나 표심 얻기에 매몰된 나머지 사업이 관철된 것이 거의 없어 지역민들로부터는 결국 외면받았다.
이와 관련해 홍 위원장은 "특위는 대구경북 정치성을 겨냥해 이벤트로 진행하기보다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지역사업을 관철시키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반성론도 제기됐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대구와 민주당은 그동안 대립과 갈등 유발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다"며 "되돌아 반성해 보면 우리 당이 대구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기회도 부족했다. 그래서 대구 민생을 살리는 데 저희가 잘하지 못했다는 시도민들의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특위 위원인 정재호 의원은 "지역 사업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며 같은 당 소속 백재현 국회 예결위원장을 특위 고문으로 모셔 진정성을 보일 것을 즉석에서 제안했다.
특위 위원들은 대구경북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위 간사인 권칠승 의원은 "경북고를 졸업한 정통 TK"라며 "고향 발전에 앞장서라고 내게 간사를 맡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정'전혜숙 의원은 초'중'고와 대학까지 모두 지역에서 나온 것을 강조하면서 "지역의 인재를 (수도권으로) 내모는 현실에 대해 더욱 고민해 보겠다"(이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중'고교와 대학 후배로서 심부름시키면 언제든 앞장서겠다"(전 의원)고 말했다.
강창일'김민기 의원은 "처가가 대구라서 TK 발전은 이미 남의 일이 아니다"고 했고, 정재호 의원은 "원래 경북이었다가 대구로 편입된 달성군 출신이어서 제 고향은 대구도 되고 경북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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