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후면 동계 스포츠의 별들이 평창에 모인다. 아직 동계 스포츠가 뿌리내리지 못한 한국에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이들이 모인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베테랑과 신예들이 총출동, 안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도전한다. 평창을 빛낼 얼굴들을 소개한다.
◇세계의 별들, 평창의 하늘을 수놓는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쇼트트랙 스타 안현수(32'빅토르 안)가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한다. 그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국가대표 선발 문제로 러시아 귀화를 택했고, 2014년 러시아 국적으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3관왕이 됐다. 무릎 부상에 시달려온 그에겐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스타는 2015~2016시즌 데뷔한 러시아의 샛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8). 최근 유럽선수권에선 229.71점으로 우승, 김연아의 여자 싱글 최고점(228.56점)을 7년 만에 넘어선 선수가 됐다. 한국의 아이돌 엑소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소녀 팬이기도 하다.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31)는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스타다. 세계기록만 여섯 차례 갈아치웠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7번이나 우승했다. 올림픽에선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5,000m에 출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에서는 네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스피드스케이팅에 크라머가 있다면 스켈레톤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가 있다. 스켈레톤과 동의어라 할 정도로 이 종목에서 그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세계선수권 4회 우승 등 그의 성적은 열거하기 벅찰 정도다. 다만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올림픽에선 약했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 때 모두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의 윤성빈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스키점프는 '국가대표'라는 영화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종목이다. 일본의 다카나시 사라(21)는 스키점프계의 여제라 불린다. 다만 올림픽과는 인연을 잘 맺지 못했다. 여자 스키점프가 정식 종목이 된 소치 올림픽 때 4위에 그쳤다. 평창에서 그는 자신의 명성을 재확인할 태세다.
미국의 린지 본(33)은 알파인 스키의 여왕. 월드컵에서만 77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유명한 선수로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바이애슬론의 올레 에이나르 뵈른달렌(43'노르웨이)은 살아 있는 전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목에 건 메달만 15개에 이르고, 그 가운데 금메달만 8개다. 그에겐 평창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동계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최고 스타들을 보기 어렵게 된 것이 옥에 티다. NHL 사무국이 2017-2018 정규시즌 일정을 발표했는데 평창 올림픽 기간에도 경기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반격, '남의 잔치판'으로 만들지 않겠다
아직 한국 동계 스포츠의 전반적 수준은 세계 정상과 거리가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안방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인데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한국은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메달 20개 이상 획득, 종합 순위 4위 달성을 목표로 뛴다. 그동안 베테랑부터 신예 선수들까지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엄청난 땀을 쏟았다. 이제 평창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일만 남았다.
쇼트트랙 선수들의 어깨는 무겁다. 한국의 간판 종목인 터라 그들에게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더구나 이번엔 안방에서 열리는 축제다. 총 8개 안팎의 금메달을 기대하는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최대 6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심석희(20)와 최민정(19)은 여자 쇼트트랙의 '세계 최강 듀오'다. 이들의 뒤를 김아랑, 이유빈, 김예진 등이 받친다. 남자부는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 김도겸, 곽윤기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정상을 꿈꾸는 선수들이 있다.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빙속 여제' 이상화(28)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국민 여론조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 500m에서 정상에 올랐으니 평창에서도 1위에 오르면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중에서도 매스스타트는 한국의 전략 종목.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 레인 구분 없이 질주하며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자연히 자리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쇼트트랙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셈. 쇼트트랙에서 이미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던 이승훈(29)과 김보름(24)이 남녀부 정상을 노린다.
한국이 스케이트날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과 달리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선 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 늘었다. 한국 스노보드의 대표주자 이상호(22)는 지난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대회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차준환(16),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19)는 다크호스다.
썰매 종목은 개최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트랙에 얼마나 익숙한가에 따라 성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종목이다. 한국으로선 메달을 딸 절호의 기회다. 스켈레톤의 윤성빈(23)은 금메달까지 바라본다. 세계 최강 마르틴스 두쿠르스를 위협할 존재로 성장했다. 봅슬레이의 원윤종(32)과 서영우(26)도 메달을 노린다.
컬링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이 종목에선 경북체육회 컬링팀이 태극마크를 달고 전 종목에 출전, 지역민들의 눈길을 끈다. 경북체육회 남자팀(김창민'성세현'오은수'이기복'김치구)은 국내 컬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여자팀(김민정'김은정'김경애'김선영'김영미)의 올림픽 무대 출전은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경기도청팀이 대표팀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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