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볼모지 종목에 귀화 선수 영입, 아이스하키·루지 등 메달 기대

"태어난 나라 달라도 우린 한국인 입니다"

외모는 낯선데 가슴에 단 국기가 낯익다. 태극기다. 평창에서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귀화를 선택, 한국인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선다.

아직 한국이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동계 스포츠 종목이 많은 게 현실이다. 빙상 종목은 강한 편이지만 설상, 썰매, 아이스하키 등은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귀화 선수도 이들 종목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귀화 절차가 마무리된 선수는 10일 현재 19명. 아이스하키 11명(남자 7명, 여자 4명)을 비롯해 바이애슬론(4명), 스키 2명, 피겨 1명, 루지 1명 등이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경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백지선 감독과 귀화 선수들이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우러지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4월 '꿈의 무대'로 불리는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진출에 성공하는 기적을 일궜다.

대표팀원 22명 가운데 7명이 아이스하키 강국 미국과 캐나다 출신 귀화 선수다. 브락 라던스키, 마이크 테스트위드,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 에릭 리건, 맷 달튼, 알렉스 플란트가 한국을 택했다. 특히 골리(골키퍼)인 달튼의 가세는 큰 힘이다. 골리는 야구에서 투수에 비견될 정도로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들이 있어 대표팀은 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도 귀화 선수들이 뛴다. 다만 이들은 남자팀과 달리 모두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았다. 캐나다 교포인 박은정(캐롤라인 박)과 임진경(대넬 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랜디 희수 그리핀, 미국 입양아 출신인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이 그들. 박은정은 컬럼비아대 의학대학원에 재학 중이고, 그리핀은 하버드대 출신인 재원이기도 하다.

엎드려서 썰매를 타는 스켈레톤과 달리 루지는 썰매 위에 누워서 트랙을 돌아 내려오는 종목. 여자 루지에선 독일 출신 아일렌 프리슈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동안 썰매를 타지 않았지만 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에 올랐던 유망주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합쳐진 종목이다. 여자부 안타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와 남자부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 티모페이 랍신이 한국 대표로 나선다. 특히 러시아 대표로 오래 활약한 랍신은 월드컵에서 6회 우승한 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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