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관련 비리 의혹(본지 6'10일 자 9면 보도)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고령군 5급 공무원 A(55'고령군 대가야읍) 씨가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산림사업과 고분정비공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공사를 발주했던 과장이었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47분쯤 고령 대가야읍 한 공원에서 A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에서 타살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A씨 수첩에는 6쪽 분량의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주변 인물을 일일이 나열하며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A씨는 고령군청 압수수색이 있었던 10일 오후 1시 40분쯤부터 경산에 있는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직3팀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11일 오전 1시 10분쯤 돌아갔다. 경찰 조사를 마친 그는 바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대가야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금산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을 무시한 강압 수사는 없었다. 압수수색, 참고인 조사 등이 이뤄지자 굉장한 압박감을 느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고령군청은 종일 침울한 분위기였다. 동료 공무원들은 "평소 업무에 철저했던 A씨가 경찰 수사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강압 수사 의혹도 내비쳤다.
A씨와 같은 산악회원인 한 공무원은 "지난 주말엔 부부동반 여행을 갔다 올 정도로 가정적이며, 일에도 솔선수범할 정도로 적극적인 공무원이었다. 올 초 고향 면장으로 발령받아 고향 발전 중장기 사업을 세워 추진할 정도로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발휘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숨진 것과는 무관하게 수사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소환조사 대상과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 10일 압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조사 대상이 가려진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