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통풍 등 자가면역질환 분야
년간 7~8편 논문 쓰는 다작 연구자
연구 실컷하려 서울서 대구로 이직
병원 수백억 사업비 유치에도 큰힘
김성규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환자의 관절을 만져보면 관절 구조나 염증 정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했다. 그가 다루는 분야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통풍, 홍반성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이다. 김 교수가 지난 2003년부터 내놓은 논문은 100여 편이 넘는다. 올 상반기에만 국제 학술지에 논문 4건을 투고했고 올해 7, 8건이 출판될 예정이다. 모두 한꺼번에 서너 가지의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덕분이다.
◆연구 업적으로 류마티스센터 유치 도움
김 교수는 "논문을 쓰는 게 체질 같다"고 했다. 지난 2003년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친 그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자격을 따자마자 한양대병원 전임의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한양대병원은 류마티스내과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개원의보다는 류마티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대학에 남고 싶었어요. 논문을 써서 투고하면 곧잘 출판이 되다 보니 더욱 힘이 났죠."
김 교수는 2년 뒤 단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그러나 서울 생활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류마티스내과에서 홀로 환자를 맞다 보니 연구할 시간을 제대로 얻지 못했던 게 컸다. 그는 "대구로 가서 하고 싶은 연구를 실컷 하라"는 스승의 조언에 주저 없이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교수가 가장 관심을 갖는 연구 주제는 통풍이다. 통풍은 음식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요산이 관절 내 공간과 조직에 침착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는 요산이 어떤 방식으로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는지를 증명했고, 2014년 세계내과학회에서 최고 포스터상을 받았다.
"지난 2009년 대구가톨릭대병원이 '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 전문질환센터'를 유치할 때 '연구논문' 심사 부문에서 많은 기여를 했죠. 연구역량이 따라 주지 않았다면 사업비 500억원의 대규모 연구사업을 유치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최신 지견 꾸준한 습득이 의사의 사명
김 교수는 한 해 평균 7, 8편의 논문을 쓴다. 그는 "논문을 많이 쓰는 연구자는 여러 주제의 연구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연구 과정 속에서 찾는다. "실험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읽다가 그 연구자가 놓친 부분을 발견해 연구 주제로 삼기도 하죠."
류마티스내과 내 기초실험실은 그의 '놀이터'다. 류마티스내과는 면역학이 기초로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기초연구의 비중이 높다. 임상자료 축적이 중요한 임상 연구와 달리 실험 연구 논문은 한 편을 쓰는데 2년 가까이 걸린다. 김 교수는 "실험 여건이 따라 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주제라도 소용없다"고 했다. 또 협력 연구보다는 단독 연구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내실을 기하는 쪽을 택한다. 협력 연구는 연구의 주도권을 뺏기거나 연구가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최근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단백질복합체는 세포에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일으켜 염증을 유발하고 통풍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된다. 김 교수는 "병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면서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으로도 진료를 할 순 있지만 해당 분야의 기초부터 최신 지견까지 꾸준히 습득하는 게 의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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