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대구 아재, 아지매들도 수제맥주를 마신다'고 할 만큼 수제맥주가 대중화되었다. 이에 따라 3년 전쯤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대구의 수제맥주 전문점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피맥(피자+맥주) 전문점이 생겨나기도 하고, 수십여 종류의 맥주를 취급하는 영업장이 생기는가 하면 자체 브랜드로 수제맥주를 출시하는 전문점도 생겨났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큰 편이다. 현재 대구에서 수제맥주를 주로 취급하는 맥주 전문점은 대략 40~50곳. 아직까지는 대규모 상권이 형성된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조금씩 동네상권으로 진출하고는 있지만 본격적이지는 않은 상황. 소규모, 소자본으로 기존의 스몰비어가 사라진 틈새를 수제맥주가 차지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주류도매업계에서는 대구 전체 주류시장 매출 규모 월 200억원의 0.5% 정도를 수제맥주가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수제맥주 비중이 1%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구의 수제맥주 성장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만 보고 섣불리 창업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은 수제맥주로 창업해서 성공하기 위해 꼭 체크해야 할 키포인트다.
1)맥주전문점은 대부분 여름 성수기에 맞춰 5, 6월에 창업한다. 6~8월 고공매출에 고조된 기분은 추석 이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악몽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비한 마케팅 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겨울철 메뉴를 따로 마련해둬야 한다.
2)아직까지 수제맥주를 추천해 달라거나 맛이 어떤지 묻는 손님들이 많다. 당황하지 않고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을 정도의 기초 지식은 갖춰야 한다. 가능하면 맥주공방에서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다행히 대구에도 맥주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3)수제맥주를 공급받는 방법은 두 가지다. 개인적으로 브루어리와 접촉해 공급받거나 주류도매상을 통해 공급받는 방법이다. 어느 경우든 여름 성수기엔 수제맥주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서다. 손님은 넘쳐나는데 맥주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일까?
4) 요즘 데이트하는 남녀 한 쌍이 마시는 맥주는 평균적으로 3잔 정도. 부어라 마셔라에서 맛과 향을 음미하는 술문화로 바뀌다 보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제맥주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빠른 테이블 회전에 맞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7분 내에 서빙 가능한 안주 메뉴를 준비하고 편안한 의자 대신 키 높은 스툴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먼저 창업한 사람들의 조언은 꼭 들어봐야 한다.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 주방과 홀의 효과적인 동선을 짜는 방법, 주 고객층에 꼭 맞는 메뉴를 찾는 방법, 효과적인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는 방법 등을 전수받을 수 있는 멘토부터 찾아두자. 초기 투자금을 확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내가 하는데 이 정도 매장 규모는 되어야지' 하는 순간부터 고난의 시작이다. 수제맥주는 스몰럭셔리가 대세다. 매장 넓이는 줄이되 스피커에 거액을 투자하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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