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형산강 섬안큰다리 아래에서 수상레저시설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기준치의 800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된 퇴적물을 파내자 환경단체가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섬안큰다리 지점에서 준설 작업을 했다. 형산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수상레저타운을 조성하면서 구조물을 만들어 강 위로 끌어오려던 중 수심이 얕아 바닥에 끌리자 흙을 파낸 것이다.
문제는 흙을 파낸 섬안큰다리 아래쪽이 대표적인 환경오염 지역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곳에서 채취한 재첩에서 기준치 이상의 수은(본지 2016년 8월 3일 자 8면 보도)이 나왔고, 퇴적물에서 800배 이상의 수은과 납이 검출되는 등 형산강에서도 중금속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이다.
이에 따라 시는 형산강 내 어업 활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현재 시비 1억원을 들여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수상레저타운은 수은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알려진 구무천 맞은 편에 세워지며, 포항시는 이곳에서 지난 3월 수상레저타운 기공식을 가졌다.
중금속 오염이 극심한 퇴적물이 파헤쳐졌다는 소식에 재첩을 채취했던 어민들은 "수은 검출 후 1년 넘게 어민들한테는 어업행위도 못하게 해 놓고 레저시설을 위해 중금속이 가득한 퇴적물을 파낸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행위냐"며 "형산강을 살리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죽이는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수심이 낮아 강바닥 퇴적물을 조금 파내게 됐다"며 "구조물을 옮긴 뒤 준설한 흙더미를 강 속으로 다시 넣어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금속에 오염된 흙은 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11일 성명을 통해 "형산강 프로젝트가 반환경, 반생태적으로 추진되는 한 형산강 수은 오염 문제가 해결되기는 요원해 보인다"며 "수은 범벅인 하천바닥 위의 수상레저타운 건설은 당장 중단해야 하며, 형산강 프로젝트가 난개발 프로젝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포항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형산강 수상레저타운은 국비 45억원, 도비 13억5천만원, 시비 31억5천만원 등 90억원이 투입돼 지름 35m 돔 형태의 물에 뜨는 구조물로 조성되며,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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