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10일 자로 전략사업추진단 신설 등 조직 개편과 함께 승진'전보 등 340명에 대한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애초 발표한 인사 기준은 물론 '경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최영조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도움을 줄 만한 경산 출신 공무원들을 다수 승진시켰다거나 승진 대상자에 따라 기준이 서로 다른 이른바 '고무줄 잣대' 인사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공서열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 우수자,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의 발탁이 조화를 이룬 승진 인사가 돼야 하지만 특정 직렬의 경우에는 단지 나이순으로 승진시켜 애초 발표한 인사 기준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팽배하다.
실제로 '경산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에는 산림녹지과장(5급 사무관)은 직렬이 녹지직 또는 시설직이지만 행정직이 전보됐고, 정작 녹지직 사무관은 남부동 동장(직렬상 행정'사회복지'시설 사무관 자리)으로 옮겨갔다. 식품의약과장(보건'식품위생'간호 사무관)도 행정직이, 하양읍장(행정'농업'시설 사무관) 자리에는 사회복지 사무관이 전보되는 등 4개 사무관 자리가 직렬에도 맞지 않게 인사가 이뤄졌다. 해당 분야 전문직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인사를 하면, 해당 보직의 전문성과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산시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매번 정기인사 때마다 승진'전보 기준이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 인사가 여전하다고 비판한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열심히 일해봤자 뭐하노, 매번 정년도 얼마 남지 않은 나이 많은 선배들이 퇴직하기 전에 '택호(직급) 바꿔주기' 승진 인사를 하는데…."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지금까지 이뤄진 인사에서 6개월짜리 서기관과 사무관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과연 이들이 퇴직을 6개월 정도 남겨놓고 얼마나 의욕을 보이겠는가. 인사 난맥 탓에 열심히 일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분위기가 중간 간부직은 물론 하위직에도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영향력 있는 인사에 줄 대기와 로비가 통한다면 조직원 사기는 떨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인사가 만사(萬事)'라고 하지 않았던가. 공무원들 스스로 공감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인사는 조직 내 분위기를 망치고 직원 간 불협화음과 불신으로 이어지게 한다. 시민들을 위해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려면 공무원들의 태평성대가 아니라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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