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지난 8일 오후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아파트 출입구마다 이삿짐 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입주가 시작된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사다리차가 연신 이삿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테크노폴리스가 이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 초만 해도 미분양 사태가 우려됐으나 실수요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집값도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유가면사무소 맞은편 상업지구는 주말을 맞아 산책 나온 가족들과 데이트하는 연인들로 북적였다. 디저트카페, 식당, 호프집, 노래방 등 즐길 만한 다양한 가게들이 많았다. 주민 곽모(34) 씨는 "유명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식음료점이 많이 입주해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대구 테크노폴리스에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신도시다운 활력이 넘쳐 흐르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속속 완료되면서 1년 반 사이 인구가 4배나 늘어나고, 주변 상권이 빠르게 형성되는 등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달라질 정도다. 게다가 대구 도심에서 일부러 테크노폴리스를 찾는 유동인구도 늘고 있다.
◆내년 말이면 5만 명 인구의 거대 신도시
2015년부터 테크노폴리스의 1만8천 가구 아파트 신규 분양이 이뤄지면서 이곳의 행정구역인 달성군 유가면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1월 6천여 명에서 올해 7월 2만5천여 명으로 4배나 늘어났다. 연말에는 읍 승격이 확실시된다. 채후식 유가면장은 "지금도 하루 100명 가까운 전입신고가 들어온다"면서 "2018년 연말에는 목표 인구인 5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주민들이 상당히 젊다는 점은 테크노폴리스의 '지속 성장'을 가늠하는 요소다. 올해 6월 기준 테크노폴리스 주민의 평균 연령은 32.6세로, 대구시 전체 평균연령(41세)은 물론 달성군 평균(38.6세)에 비해서도 매우 젊다. 테크노폴리스 입주 기업들은 물론 인근 달성1'2차산업단지, 멀게는 성서산단으로 출퇴근하는 20, 30대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지가가 싼 이곳을 '베드타운'으로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먹자골목 생기고 영화관도 들어서고
인구 증가에 따라 상권 역시 활발하게 형성됐다. 유가면사무소 맞은편 중심상업지구에는 6, 7층짜리 대형 상업건물 10여 개가 들어서 있다. 인근 아파트 거주자들이 젊은 직장인들이다 보니 식당이 많이 들어서면서 주민 사이에 '테크노 먹자골목'으로 불리는 식당밀집지역도 성업 중이다.
이곳 상가 건물 1층은 대부분 임대가 완료된 상황이다. 아파트단지와 가까운 상업건물은 2층 이상으로 올라가도 병원, 학원, 노래방, 카페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단지와 가까운 빌딩은 공실률이 채 20%가 되지 않는다. 신도시 특성상 임대료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권 형성이 빠른 편"이라고 전했다.
내년 8월에는 6개 상영관을 갖춘 달성군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문을 열 예정이라 상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플렉스가 들어설 건물을 건립 중인 김경섭 대표는 "대기업 계열사인 멀티플렉스들은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해서 입점을 결정한다. 그만큼 테크노폴리스 상권이 규모가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라고 했다.
◆외부인구 유입의 일등공신, 국립대구과학관
테크노폴리스에는 주민 외에도 대구 도심이나 인근 경북지역에서 드나드는 유동인구도 많다. 테크노폴리스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국립대구과학관의 영향이 크다. 주말이면 하루 관람객이 3천여 명을 넘는 수준이다. 2013년 12월 개관한 국립대구과학관은 개관 3년 만에 누적 관람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테크노폴리스 주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가까운 대구경북과 경남에서도 방문객이 찾아온다.
과학관을 찾는 시민들은 뛰어난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2014년 개통된 '테크노폴리스로' 덕분에 대구 도심에서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데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경남권에서도 멀지 않다. 경상권에는 과학관이 이곳 말고도 국립부산과학관이 있지만 부산과학관은 부산 기장군에 있어 부산 동부권 주민을 제외하곤 접근성이 떨어진다. 경남 김해에서 대구과학관을 찾았다는 윤선용(41) 씨는 "주말이면 지인들과 함께 종종 이곳을 방문한다. 고속도로를 타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으니까 김해, 창원, 밀양, 창녕 등에서 많이 온다고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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