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을, 고향 대구로 돌아와 주오"…대구시, 투자유치 러브콜

IMF 계열사 부도 위기, 매출 2조원대 그룹 재기…박한상 갑을건설 대표 '포괄적 투자협약' 의지

박한상(왼쪽에서 세번째) 갑을건설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대구의 한국뇌연구원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하창만 공동장비운영팀장,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박 대표이사,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한국뇌연구원 제공
박한상(왼쪽에서 세번째) 갑을건설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대구의 한국뇌연구원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하창만 공동장비운영팀장,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박 대표이사,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 한국뇌연구원 제공
고 박재을 회장(왼쪽). 박한상 대표(오른쪽)
고 박재을 회장(왼쪽). 박한상 대표(오른쪽)

"대구로 돌아와 주오~."

대구 섬유산업 흥망(興亡)의 상징에서, 현재는 매출 2조원대 그룹으로 재기에 성공한 '갑을'의 투자유치를 위해 대구시가 밀착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부품, 환경'에너지, 소재, 의료, 섬유, 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갑을은 그 '고향'인 대구에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사업파트너다.

'맞선'의 주역은 김연창 대구 경제부시장과 박한상(54) 갑을건설㈜ 대표다. 김 부시장과 박 대표는 최근 보름새 대구와 서울에서 세 차례나 직접 만나 각종 투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갑을의 공동창업주인 고 박재을 회장의 삼남으로, 갑을건설, 갑을의료재단, 갑을메탈, 동국화공 등 현 '갑을상사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맡고 있다. 현 갑을상사그룹의 부회장인 박효상 대표가 그의 둘째 형이고, 박유상 그룹고문이 맏형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하루를 '통째로' 대구에서 보냈다. 직원 2명을 대동한 그는 김 부시장과 함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물산업클러스터 건설 현장, 성서 소각장, 성서공단 등을 직접 둘러봤다. 첨복단지 관계자는 "박 대표가 즉석에서 '갑을그룹' 현황을 브리핑하고, 의료기기센터를 방문하는 등 첨복단지 인프라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김 부시장과 박 대표는 이달 7일과 10일에도 서울에서 연거푸 회동했다. 10일에는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와 만나 백신개발 등 의약 분야와 환경 분야 현지 비즈니스 의견도 나눴다. 김 부시장은 "박 대표가 '대구산업의 발전상이 놀랍다. 함께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을 것 같다'면서 대구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며 대구시와 갑을 간에 포괄적 투자협약 추진 의지도 밝혔다.

갑을은 대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이다. 1955년 동국실업으로 시작해 1974년 설립된 갑을은 갑을방적㈜ 등 섬유 부문을 비롯해 금속'기계, 건설, 전자'통신, 금융 등 대구에서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러나 1987년 박 대표의 선친인 박재을 회장이 갑을로부터 독립해 갑을상사그룹을 설립하는 등 새 도전에 나섰고, 모기업인 갑을은 1998년 IMF경제위기 무렵 계열사가 부도를 맞는 등 어려움에 처한다. 이런 사정 탓에 갑을은 현재 대구 달성공단에 있는 갑을메탈을 제외하면 대구에 변변한 사업장이 없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인들 역시 '갑을의 귀환'을 바라고 있다. 고 박재을 회장은 1991년 대구상공회의소 14대 회장을 지내는 등 대구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대구 경제인'이다. 박 대표는 이런 인연과 지역경제인들의 요청으로 2015년부터 대구상공회의소 상공의원(22대)으로 활동 중이다. 갑을상사그룹은 지난해 12월 서문시장 화재 때 피해복구에 써 달라며 성금 1억원을 전달하며 각별한 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역 한 경제인은 "30년 전 대구를 떠나 매출 2조원대 그룹으로 재기에 성공한 갑을이 대구에서 더 활발한 사업활동을 펼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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