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달서병을 노려라.'
자유한국당 책임당원인 A씨는 조만간 20년째 살고 있는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같은 구 성당동으로 주소를 옮길 계획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의원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만큼 현재 속해 있는 달서을(월성동) 지역구보다는 상대적으로 달서병(성당동)에서 공천을 받을 승산이 크다는 계산에서다.
A씨는 "선거는 과정 못지않게 결과가 관심 받는 이벤트인 만큼 전략적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역구 이적(?)을 합리화했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 달서병이 정치지망생들의 '오아시스'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상당수가 내년 지선에서 한국당 간판이 아닌 신당 간판을 달고 뛰거나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달서병 지역구는 성당동, 두류1'2동, 두류3동, 본리동, 감삼동, 송현1동, 송현2동, 본동이 속하며 조원진 국회의원(3선)의 지역구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친박계 핵심이었던 조 의원이 당적을 한국당→새누리당→대한애국당으로 갈아타면서 그를 따르던 지방의원들도 한국당에서 이탈했다. 조 의원은 5'9 대선을 앞두고 한국당을 탈당, '태극기부대'가 결집해 창당한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당 운영과 관련한 내부 갈등으로 제명을 당했다. 조 의원은 이후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애국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과 공동으로 당 대표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달서병 지방의원 5명(시의원 2명, 구의원 3명) 역시 조 의원을 따라 한국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무소속 배지숙 시의원을 제외하고 대한애국당 행을 택하기로 했다.
신원섭 시의원은 "내년 지선에서 대한애국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는 한국당 정서가 강한 데다 선거에서 체계적인 당 조직의 중요성이 커 조직력에서 열세인 신당이나 무소속 후보로 뛰려면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달서병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면서 한국당 공천을 꿈꾸는 정치지망생들도 대거 몰리고 있다.
한국당 정당인 B씨도 이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B씨는 "시의원은 주소에 상관없이 대구 어느 지역에서나 출마가 가능하지만, 선거운동을 위해 주소를 옮길 계획"이라며 "현재 달서병 지역에 거주하진 않지만 외가가 송현동에 있어 지역구 변경을 고려 중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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