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8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대구 달성군수…김문오 vs 한국당 '집안싸움'

지역 사업 예산 무더기 삭감, 한국당 당원協과 갈등 키워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달성군수 선거가 어느 때보다 요동을 치고 있다. 현직으로서 3선 도전에 나선 김문오 군수와 자유한국당 달성군 당원협의회 간에 심각한 갈등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군소 후보들은 이 사태를 호기로 여기고 호시탐탐 약진의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자천타천 거론되는 출마예상자 대다수가 한국당 소속이다. 이에 따라 예비후보자들은 참신한 정책 대결은 뒤로하고 우선 한국당 공천을 따내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김문오 군수와 한국당 대립각

달성군의회는 지난 5월 올해 제1차 추경예산 심의에서 김문오(68'한국당) 군수의 지역 핵심개발사업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했다. 달성군의회 의원 8명 전원이 한국당 소속이다. 한국당이 3선을 준비 중인 김 군수 '발목 잡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추경예산 삭감에 사업 현장 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군의회를 성토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리 곳곳에 내걸며 시위를 벌였다.

이런 주민들의 반응을 두고 일부 군의원들은 김 군수가 뒤에서 조종하는 '관제데모'라고 흥분했다. 급기야 군의회는 성명을 통해 "달성군의회 의원 전원은 한국당 소속이다. '당심'(黨心)과 뜻을 달리하거나 생각이 맞지 않은 선출직은 당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김 군수를 겨냥해 탈당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당심(黨心)이 곧 추심(秋心'추경호 국회의원)'으로 보고, 차기 공천에서 현직인 김 군수를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추 의원은 군의회가 삭감한 김 군수의 ▷잼버리 이전터 골프장 사업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 등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 군수는 이 같은 군의회와 당원협의회 행보에 대해 담담한 입장이다. 김 군수는 "흔들어 볼 테면 흔들어 봐라. 하룻밤 사이에 판도가 정반대로 바뀔 수 있는 게 정치다. 아직 선거가 1년이나 남았다. 그때 가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제대로 한 번 받아 보겠다"는 자세로 관망하고 있다.

◆현직 배제된 군수 공천 이뤄질까

현직인 김 군수와 함께 강성환(62) 전 달성군 다사읍장, 박성태(54) 전 시의회 부의장, 조성제(64) 시의원, 최재훈(37) 시의원 등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 밖에 하용하(62'이상 한국당) 달성군의회 의장과 전재경(57'무소속) 대구시 자치행정국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현재로선 후보군으로 거론 중인 여러 인물 가운데 김 군수가 단연 유리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출마자들은 만약 이번에 김 군수가 한국당 달성군수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다면 분명 각자에게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강 전 다사읍장과 박 전 시의회 부의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달성군수 후보 공천전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김 군수에게 패해 출마의 뜻을 접었다.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김 군수에 맞선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에 나섰으나 끝내 실패했다. 강 전 다사읍장은 "어설픈 정치인으로 인해 군민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박 전 시의회 부의장은 "3선에 걸쳐 12년 동안의 의정활동에서 주민들이 가려운 곳을 찾아 해결해줬다"며 "주위로부터 출마 권유를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차기 지방선거에서는 조성제'최재훈 현 시의원이 가세할 전망이다. 조 시의원은 "현직 시의원으로서 테크노폴리스 진출입 도로 개설, 유천(화원) 하이패스IC 개설, 매곡'죽곡리 4차 순환고속도로 소음 문제 등을 해결했다"며 "차기 달성군수 적임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했다. 최 시의원은 "아직 확실한 출마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남은 기간 지지자들의 여론 수렴과 함께 지역을 위해 더욱 큰 봉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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