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신고 "살아남기 위한 결단"-학부모 "학교가 약속 깨버려"

'일반고 전환' 의견 청취 총회

12일 오후 대구 경신고 소강당에서 열린
12일 오후 대구 경신고 소강당에서 열린 '경신고등학교 일반고 전환' 학부모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일반고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김지훈 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자율형사립고에서 일반고 전환을 재추진하는 대구 경신고 학부모 총회에서 학교 측의 갑작스러운 전환 발표에 대한 비난과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12일 오후 6시 30분부터 경신고 강당에서 열린 총회에 참석한 250여 명의 학부모들은 학교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2020년 자사고 재지정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당연히 운영된다는 말을 믿고 입학했는데 학교가 약속을 깨버렸다"며 "내년 신입생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아예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는 정원 미달, 어려운 재정 상황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이는 학교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왜 이 문제로 재학생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경신고는 자사고'외고 폐지정책 등 학교 외부 상황에 따라 일반고 전환이 불가피하며, 일반고 전환이 재학생들의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결정이라고 설득했다. 또 재학생은 자사고 학생으로서 이점을 계속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 교장은 "올해 정원이 대거 미달되는 상황에도 최대한 운영해 보려고했지만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 따른 부정적 인식을 견딜 수 없다"며 "당장 학생이 없는 학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가만히 놔두는 것은 교장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가장 우려하는 면학 분위기 훼손, 수시 대비 프로그램 저하 등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1학년 학부모들은 총회가 끝난 오후 9시 이후 늦게까지 자리에 남아 불만을 토로했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입학한 지 겨우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일반고 전환 이야기를 듣고 무척 당황했다.

앞으로 일반고 학생으로 다닐 것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일반고 전환이 확정적이라면 학생들이 느낄 상실감을 고려해 대안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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