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배치로 쪼개진 성주, 끝나지 않는 '찬반 공방'에 지쳐

사드 배치 발표 1년 맞아

13일은 정부가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이날도 성주 초전면 옛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를 두고 찬성하는 보수단체와 반대하는 단체들이 집회를 열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13일 성주읍 성산포대(한국군 미사일기지)를 사드 배치 부지로 공식 발표했다. 이틀 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군청을 찾아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가 성난 주민에 막혀 6시간가량 움직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태로 제3후보지가 거론됐고 1개월여 후 성산포대를 뺀 제3의 장소를 결정해달라고 성주군이 요청함에 따라 국방부는 현장 답사를 거쳐 9월 30일 3개 후보지 중 성주골프장을 사드기지로 확정해 발표했다.

올 들어 3월 6일 미군이 C-17 수송기로 오산기지에 사드 발사대 2기를 공수한 데 이어 4월 26일 새벽 성주골프장에 X-밴드 레이더, 사드 발사대 2기, 주전력 장비, 냉각 장비 차량, 통제 차량 등을 배치해 운용에 들어갔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가 6기이고, 나머지 4기는 성주 인근인 칠곡 미군부대 내에 보관 중이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와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성산포대 발표 때부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거의 매일 촛불집회를 열었고, 이후 성주골프장 입구인 소성리 마을회관 등에서도 촛불집회와 수요집회를 열어왔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는 12일 주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주군청 앞 공영주차장에서 '성주촛불 365일 차 평화음악회'를 열고 13일 저녁 같은 장소에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드철회 투쟁 1년을 회고하는 1주기 기념 '단결과 연대의 밤 행사' 촛불집회를 열었다. 1년간 투쟁기를 담은 책(촛불일기)도 발간한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측은 "영농철이다 보니 집회에 참가하는 인원이 줄었을 뿐이지 관심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배치된 사드를 철수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사드 가동은 절대 안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드 배치 찬성을 주장하는 행동하는양심실천운동본부와 서북청년단, 기독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들도 13일 성주 초전면 마을회관 인근에서 100여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들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집회로 인해 군 작전 수행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찰은 사드반대 집회를 금지해야 한다"면서 "무단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사드반대 집회 주최자 및 주동자들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 문제이다. 경찰은 더 이상 불법과 망국행위에 굴복하지 말고 법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며 "사드부대 유류 헬기수송에 따른 비용부담을 사드반대 단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했다. 보수단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어왔다. 보수단체들은 다음 달 10일까지 소성리 마을회관 앞 집회는 물론 진밭교까지 700m 거리행진을 하겠다고 집회신고를 연장했다.

이처럼 정부 사드 배치 발표 1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사드 일부가 소성리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채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동안 성주는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 둘로 쪼개졌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를 거친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앞으로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지루한 공방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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