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국가 경제 전반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FTA 개정을 둘러싼 미국의 거센 공격에 한국의 수비가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한국은 자동차, 기계, 철강 등 3대 수출산업에 걸쳐 최대 170억달러(19조4천여억원)의 수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이는 미국이 관세율 재산정을 통해 적자폭을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켜 나간다고 가정한 결과다. 산업별로는 자동차산업의 수출 손실이 101억달러, 기계 55억달러, 철강 14억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은 재협상의 근거로 '불공정무역'을 들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우리의 대(對)한국 상품수지 적자는 132억달러에서 276억달러로 급증했고, 미국의 상품 수출은 실제로 줄었다. 이는 전임 정부가 이 협정을 인준하도록 요구하면서 미국민들에게 설명했던 것과 꽤 다르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간 미국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과 한국을 통한 중국 철강의 덤핑 수출을 대표적 불공정 무역 사례로 지목해 왔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16개국과의 무역적자를 분석한 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며, 이 보고서를 근거로 우리나라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우선 미국 측 공식 요구에 따라 양국 통상 정책 실무진이 참여하는 특별공동위원회가 꾸려지는 대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점은 한미 FTA 체결 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 증가율(37.1%)은 한국 자동차의 미국수출 증가율(12.4%)보다 3배 가까이 높다는 사실이다. 또 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중국 철강은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 물량의 2%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동위 구성 즉시 이런 수치를 통해 미국의 오해를 조목조목 해명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재협상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개정 협상은 공동위에서 양국이 합의할 때만 개정 협상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한국은 개정에 합의한 바 없으며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과 미국이 우려하는 무역적자 감축 방안 등에 대해 공동위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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