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흥남철수 작전 주역 '美 레인빅토리호' 국내 인수 추진

6·25 당시 피란민 7천명 구해…거제로 옮겨와 평화공원 조성, LA인근 항구서 박물관 활용중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해 피란민 7천여 명의 목숨을 구한 레인빅토리호의 국내 인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레인빅토리호를 우리나라로 가져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념공원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인빅토리호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항구에 정박해 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레인빅토리호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를 비롯해 1만4천여 명의 피란민을 수송하며 흥남철수 작전의 기적을 일궈낸 메러디스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이미 1993년에 고철용으로 중국에 판매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레인빅토리함 한국 인도 추진단'(이하 추진단) 관계자는 "조만간 레인빅토리호의 한국 인도를 위한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2013년 결성됐지만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레인빅토리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알고 한국 인도를 다시 추진키로 했다.

지난달 문 대통령이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뒤 기념사를 통해 흥남철수 작전 때 남한으로 온 부모의 사연을 소개한 것도 인수 추진의 계기가 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67년 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며 "10만여 명의 피란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고, 빅토리호에 오른 피란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받아 레인빅토리호를 한국에 들여온 후 항구에 정박시키고 주변에 평화기념공원을 조성해 흥남철수의 기적을 되새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장소는 레인빅토리호가 피란민을 태우고 도착했던 경남 거제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거제시는 2011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진척을 보지 못했다. 레인빅토리호를 한국에 들여오는 데는 5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진단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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