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개헌에 찬성한다는 비율이 70%대 중반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2∼13일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을 상대로 개헌 관련 국민인식을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개헌 찬성률이 75.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개헌에 반대한다는 답변은 14.5%였고, 모름 또는 무응답은 10.1%였다.'
개헌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성·연령·지역·이념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개헌 찬성 이유로는 '헌법을 개정한 지 30년이 지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찬성자 중 41.9%)가 많았고,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확대(27.9%), 대통령 권한 분산 또는 견제(19.1%)가 뒤를 이었다.
반대 이유로는 '헌법 문제라기보다는 헌법 운용의 문제이기 때문'(반대자 중 44.8%)이 다수였다.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에 찬성한 비율은 72.8%로 나타났다.
다만 개헌과 삶의 질 향상의 상관계수는 0.62(1에 가까울수록 양의 상관관계가 높고 0이면 상관관계가 없음)로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정 의장실은 이와 관련 "향후 개헌 추진 과정에서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거나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한 물음엔 79.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자치단체로 분산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79.6%로 나타났다.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신설과 관련한 질문엔 각각 72.0%, 77.2%가 찬성했다.
가장 선호하는 정부형태로는 혼합형 정부형태(46.0%·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정부형태)가 꼽혔다. 이어 대통령제(38.2%), 의원내각제(13.0%)가 뒤를 이었다.
다만 남성과 20·30세대, 호남지역에서는 대통령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형 정부형태를 선호하는 응답자 중에서 55.2%는 대통령이, 42.4%는 총리가 더 큰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은 67.0%였다.
정당지지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구제 개편에는 67.9%가 찬성했다.
선호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39.9%), 정당명부 비례대표제(29.4%), 중대선거구제(26.8%) 순이었고, 현재보다 지역구의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43.7%)이 비례대표의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20.6%)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헌법상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에 찬성한 비율은 93.9%에 달했다. 꼭 신설하거나 강화해야 할 기본권으로는 안전권(31.3%), 생명권(21.0%), 환경권(16.8%), 건강권·보건권(12.8%) 등이 꼽혔다.
응답자의 72.0%는 헌법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하는 것에 찬성했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추가로 기술하는 것에는 67.4%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헌법에 수도 규정을 신설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는 찬성(49.9%)과 반대(44.8%)가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발안제 도입에는 84.6%가 찬성했으며, 불체포특권 폐지와 면책특권 제한은 각각 81.2%, 71.1%가 찬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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