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구 패션의 30년, 50년, 100년사(史)까지 한눈에 선보이고 싶습니다."
김대석 포캠스튜디오 대표는 1989년 처음 개최한 대구컬렉션의 행사 사진을 지난 1996년부터 올해까지 22년째 담아 온 대구의 패션 전문 사진작가다. 내년으로 30주년을 맞는 대구컬렉션의 역사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김 대표의 카메라로 기록됐다.
1980년대 군대 사진병으로 복무한 것을 계기로 제대 후 웨딩'가족사진 전문 스튜디오를 차렸다. 그러던 중 1993년 대구 중구에 패션모델 에이전시 '모델라인' 대구지사가 들어섰다. 런웨이를 걷는 패션모델들의 화려한 모습, 시대를 선도하는 패션 트렌드를 담고 싶어 김 대표는 패션 사진으로 전향했다.
이탈리아로부터 '보그'(Vogue)지를 수입 구독하며 선진 패션 사진을 익혔다. 대구 패션업체 및 모델 아카데미들과 친분을 쌓으며 실전 촬영에 돌입했고, 1996년 이후 대구컬렉션 때마다 런웨이를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고(故) 미스 김테일러, 박동준 등 지역 패션디자이너들은 서울컬렉션에 출품할 때마다 그와 동행했다.
"서울컬렉션을 촬영한 지역 출신 사진작가는 제가 거의 유일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금세 '김대석이 누구냐'며 관심이 급증했어요." 이윽고 지역 패션업체의 패션쇼 출품이나 카탈로그 제작 때면 그의 카메라가 누구보다 먼저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지금껏 모은 수십 장의 '프레스(Press) 표찰'이 그의 발자취를 인증하는 보물이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00년대 초반쯤 제가 찍은 미스 김테일러 선생님의 패션쇼 사진이 모두 새파랗게 나왔습니다. 실수로 텅스텐 필름을 넣었던 거죠. 사진을 모두 못 쓰게 됐는데도 선생님께서는 '괜찮다'며 이후로도 항상 저를 불러주셨습니다."
김 대표는 "1990년대만 해도 '대구 패션'은 전국 상류층과 화류계 여성층 사이에서 대인기 상품이었다"며 "지금은 섬유산업과 디자인 패션의 인기가 줄면서 대구경북의 섬유'패션 관련 지원이나 예산 편성도 많이 줄었다. 대구 패션이 다시 조명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지역 패션업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는 8월 대구 신진'중견 패션업체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패션 전시회를 열기에 앞서, 이달 초 김 대표는 업체들의 카탈로그용 대표의상 사진을 멋들어지게 촬영하기도 했다.
내년 '대구컬렉션 30주년 기념 사진집'을 내는 것이 목표다. "필름으로 보관하던 사진들을 최근 수천, 수억원을 들여 모두 디지털로 복원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대구 패션사를 남기며 예비 패션 디자이너와 대구시민들에게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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