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빗물 새는 '수리온' 안전성 확보 없이 전력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15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공동경비구역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15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공동경비구역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조2천여억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등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수리온 헬기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3∼5월 1차 감사, 10∼12월 2차 감사를 벌인 결과 수리온이 결빙 성능과 낙뢰 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엔진 형식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특히 수리온 헬기가 결빙 문제와 관련해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 결정을 내린 장명진 방사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팀장 A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군은 2005년 3월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 추진체계'를 마련해 방위사업청 산하 한국형헬기사업단이 사업을 관리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가 수리온 개발을 주관하도록 했다. 수리온은 2006년 6월부터 6년간 1조2천950억여원을 투입한 결과 2012년 7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개발이 완료됐고, 2012년 말부터 육군이 60여 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하지만 ▷2015년 1월과 2월에 수리온 12호기와 2호기가 엔진 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착륙, 2015년 12월에 수리온 4호기가 같은 현상으로 추락 ▷2014년 8월 수리온 16호기가 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절단기 충돌로 파손돼 엔진정지 ▷5차례 전방유리(윈드실드) 파손 ▷동체 프레임(뼈대) 균열 등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감사원은 2015년에 발생한 수리온 헬기 비상착륙 2회'추락 1회 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헬기의 '결빙현상'에 관한 안전 성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방사청은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에서 수리온 헬기의 결빙 성능 시험을 진행한 결과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오자 2016년 8월 수리온 2차 납품을 중단했다. 그런데 같은 해 10월 KAI가 "결빙 성능을 2018년 6월까지 보완하겠다"고 후속조치를 발표하자 방사청은 결함 해소를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었음에도 방사청장 승인을 통해 납품을 재개하도록 했고, 전력화 재개를 위한 논리를 개발해 관계기관의 동의를 유도했다. 방사청장은 또 비용 부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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