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으로 전락한 자유한국당이 당 살림살이 줄이기 등 위기 탈출 모색에 나선다.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문표 사무총장이 취임한 뒤 개혁의 '첫 단추'로 중앙당 사무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13년 만이다.
홍 사무총장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인적 쇄신과 정책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바꾸지 않으면 국민은 우리 당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의 첫 단추로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당 사무처 총무국장에게 구조조정을 위한 안을 만들어 보도록, 기획조정국장에게는 사무처 기구의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홍 사무총장은 특히 한국당이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하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16일 "당내 위기감이 과거 한나라당 천막당사 시절보다 더하다"며 한국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꼭 지지율만 두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당을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천막당사 시절엔 쇄신하겠다는 진정성이 보였고, 다음 총선에서 121명이 당선되는 기적을 이뤘다"며 "지금 한국당 지지율은 그때와 비슷하지만, 당 안팎에서 느끼는 위기의식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우리가 10년간 여당을 하다 보니 야당 하는 법을 모른다"며 한국당이 하루빨리 '야당 체질'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현장에 달려가서 대안을 만들고 제시해야 한다. 책상에 앉아 정책을 홍보하는 건 여당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자신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는 시종 말을 아꼈다.
홍 사무총장은 총장 임명이 바른정당과의 화합을 염두에 둔 홍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대표한테 해야 할 질문"이라는 말로 비켜갔다. 그는 옛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으로 옮겼다가 대선 직전 한국당에 복당했다.
홍 대표가 청와대의 오찬 회동 제안에 확답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주말 안으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과는 달리 당 대표가 되고 나서는 상당히 말을 아끼고 진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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