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풍기 돌리고 비타민 먹이고 폭염에 축산농가들 '비상'

'너무 덥소' 대구 낮 최고기온이 33℃를 기록하며 폭염경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달성군 한우 사육농장에서 황소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혀를 내밀며 물을 먹고 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18일 한낮 기온이 34도, 19일엔 36도까지 치솟아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닭, 돼지들도 시원하게 해줘야 합니다."

경북지역 축산농가들이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 건강관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위로 가축 성장이 늦춰지거나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산에서 닭 3만여 마리를 사육 중인 김종현(59) 씨는 "무더위에 닭이 고온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하기 위해 닭장 지붕 위에 물을 자주 뿌려주고, 대형송풍기 30대를 설치해 시원한 공기가 순환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30℃가 넘는 무더위에는 닭 1마리당 사료 섭취량이 평소보다 떨어진다"면서 "하루 중 가장 시원한 시간대에 닭이 사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이른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사료를 주고, 사료에 비타민C 등과 같이 사료첨가제를 적절히 활용한다"고 했다.

닭 공급 농가의 60%를 경북도 내에 두고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인 상주의 ㈜올품은 닭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비타민제를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영천시 고경면에서 산란계 닭 50만 마리를 사육하는 박기동(55) 씨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과 폭염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박 씨는 "아직 폭염보다는 AI가 더 신경 쓰인다. AI를 막기 위해 매일 닭장 내'외부뿐 아니라 출입 차량까지 철저히 소독하고 있다"면서 "폭염으로 인한 닭 폐사를 막기 위해 환기팬을 고속으로 작동시켜 닭장 내부 더운 공기를 신속히 밖으로 빼낸다. 여름에는 사료 섭취량이 줄어 사료와 물에 비타민 영양제를 이전보다 더 넣는다"고 했다.

영천시 북안면에서 돼지 2천800마리를 키우는 김봉기(54) 씨는 돼지 폐사를 막기 위해 돈사에 쿨링패드(지하수를 이용한 냉방시설)와 에어컨을 함께 가동하고 있다.

김 씨는 "돼지 폐사율을 5%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방역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다. 여름에 잦은 설사병,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 2, 3시간마다 자동분무소독을 한다. 소화율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사료에 생균제를 섞어 꾸준히 먹이고 있다"고 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경산 김진만 기자

상주 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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