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칼럼] 전시컨벤션센터 vs 지역경제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러시아CIS지역본부 본부장 겸 모스크바무역관장. 코트라 런던무역관장.
계성고 졸업. 영남대 영어영문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주)킨텍스 마케팅본부 부사장. 코트라 러시아CIS지역본부 본부장 겸 모스크바무역관장. 코트라 런던무역관장.

굴뚝 없는 황금산업 '마이스' 잡기

세계는 전시컨벤션센터 확장 중

대구도 2전시장 개장 착착 준비

주변과 연계 클러스터 조성해야

2년 전 중국은 상하이 홍차우공항 인근에 단일 건물로 이루어진 40만㎡ 규모의 초대형 전시컨벤션센터(NECC)를 개장하여 관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한국에서 가장 큰 전시장인 킨텍스의 4배이며 대구 엑스코의 20배에 가까운 면적이다. 전시 면적으로 보면 독일 하노버 전시장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다. 푸둥에 있는 전시장(SNIEC)을 포함하면 상하이에만 총 60만㎡의 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쿤밍, 선전, 베이징 등지에서도 대규모 전시장 증축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전시굴기로 세계 마이스산업을 접수하겠다는 태세다.

우리나라도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전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고양시에 소재하고 있는 킨텍스가 7만㎡의 추가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 코엑스는 무역협회 주도 아래 민간 컨소시엄을 구성,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에 3조원을 들여 10만㎡의 전시컨벤션센터를 포함한 복합시설을 짓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산 벡스코가 2030년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10만㎡ 규모의 제2전시장 건축 부지로 부산 강서구를 확정했다. 수원, 울산, 창원, 대전 등도 전시장 신축을 추진하거나 증축에 들어가 있다.

대구시도 지난해 12월 엑스코 제2전시장 확장 방침을 최종 결정하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엑스코 확장은 2021년 대구에서 개최될 세계가스총회(WGC)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자 국제전시장으로서 규모를 갖추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앞으로 4년 후면 엑스코의 전시 면적이 현재의 두 배 규모인 3만7천㎡로 확장됨에 따라 매머드급 국제행사 유치는 물론 글로벌 전시 주최자와의 협력이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시컨벤션산업과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마이스(MICE)산업이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이벤트(Exhibition&Event)를 의미한다. 조사에 따르면 마이스 참가자들의 1인당 평균소비액은 일반 관광객의 3.1배, 체류 기간은 1.4배에 달한다고 한다. 마이스산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도 크지만 행사 주최자, 숙박 및 음식점, 관광 분야 등 다양한 전후방 효과를 가져온다. 가시적인 경제효과 이외에도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를 통해 관련 인프라 구축, 도시 및 국가 이미지 제고, 사회문화 교류 확대 등 많은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리며 새로운 산업군으로 떠오르는 마이스산업의 중심에는 전시컨벤션센터가 있다. 전시장 대관은 물론 자체 기획 주관 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특화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시장은 공급자와 바이어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상담장이며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효과적인 공간이다.

대구시는 에너지, 물, 의료, 전기차, 사물인터넷을 신성장 5대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엑스코는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그린에너지, 물산업, 소방안전 분야는 전국에서 이미 엑스코의 특화된 전시회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는 11월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래차엑스포도 대구시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힘입어 대표 전시회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엑스코에서 개최되는 행사가 지역사회에 보다 많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엑스코 전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한, 연간 200만 명에 달하는 엑스코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면 제2전시장 건립을 계기로 엑스코 주변 시설을 숙박, 엔터테인먼트, 쇼핑 등 복합시설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3년 전에 만들어진 종합유통단지 지구단위계획을 획기적으로 변경하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향후 엑스코를 중심으로 마이스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검단들 개발사업과 이시아폴리스, 나아가 대구공항 이전터까지를 연계하는 대단위 서비스산업 벨트가 구축된다면 대구시의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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