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행(行) 의지를 보이자 지역 정치권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홍 대표의 대구 연착륙 의도에 시선을 두며 "한국당이 전국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고, 또 한쪽에서는 "봉숭아학당을 정리할 담임 선생님이 오는 것"이라며 반기기도 한다.
홍 대표는 17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가 혼란한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 대구는 지금 공황 상태다. 대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달서병 당협위원장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총선 출마 등 포석에 대해 "내년에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 한다. 나는 험지에서 12년을 국회의원 했던 사람이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대구 간다는 건 상식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18일 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창립식에 참석해, 대구경북 의원들에게 출마 의사가 없음을 재차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의견은 한국당 내에서도 정리되지 않은 분위기다.
지역의 한 한국당 당원은 "대구의 정치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국당에 대한 애정도 예전 같지 않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한국당 완승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당 대표가 대구에 둥지를 틀어 한국당의 대구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당원은 "대구의 다선 의원들이 한국당을 탈당하면서 구심점이 사라졌다. 엄한 담임 선생님이 와서 어수선한 대구 정치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다른 인사는 "홍 대표가 쉽게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 한국당은 지금 위기다. 대표라면 당을 구하기 위해 보궐선거에 나서는 등 최일선에 서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셀프 추천에 대한 비판도 있다.
TK는 한국당에서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지역구이고 경쟁이 치열한데 당 대표가 자신을 TK 당협위원장에 임명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관계자도 "홍 대표가 보수의 재건을 외치면서, 결국은 자기 정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는 한국당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고, 'TK 자민련'으로 몰고 가는 행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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