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편의시설의 으뜸은 단연 주차 여건이다. 아파트가 주거로서 인기가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또한 주차문제는 화재발생 시 소방차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해서 주차난 해결은 늘 현안이 된다. 주차장 시설의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막대한 건설 비용을 부담하면서 주차장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 구청 교통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공영주차장 설치에 보통 대당 7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대안으로 수성구는 2007년 대구 최초로 공한지를 활용한 임시 공영주차장을 조성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3억원을 들여 240면의 주차장을 확보하여 주민들의 주차난 해결에 기여하였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혁신적 발상이 막대한 주차장 조성 예산을 절감하고 지주에게는 재산세 감면 그리고 주민에게는 주차 편의를 도모하는 1석 3조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이렇게 조성된 주차장이 소수 주민이 독점하는 일이 많고 이로 인해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한다.
다음 내용은 주민이 보내온 문자 내용이다.
"(중략) 제 아파트 바로 앞에 조그만 공영주차장이 최근에 생겼습니다. 그런데 제 아파트 앞의 주차장을 보면, 소수 사람들이 하루 종일 혜택을 독점하고 있고, 주변의 불법주차가 더 심해졌습니다. 주차장이 있다고 와보면 꽉 차 있으니, 길에다 막 대는 것이지요. 유료로 하면 서민들에겐 부담이 될 것이고, 무료로 하면 혜택 독점 현상이 생기니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런데 시장 앞 같은 곳은 무료로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제 아파트 앞은 커피 사먹으러 오는 유한 계층이 주로 사용하니 유료가 옳지 않을까요. 일본 오사카에 가 보니, 군데군데 자투리 땅에 동전넣는 유료 주차장을 만들어놓았더군요.
제 아파트 앞 주차장엔 관리인을 두고 약간의 주차비를 받으면 인건비는 충분할 것 같고, 한 사람 일자리도 생기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좋은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목련시장 사례를 들 수 있다. 2014년 4월 목련시장의 활성화와 인근 주민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51면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무료 공영주차장을 조성하였다. 그런데 주민들과 목련시장 상인들의 불만은 조성 전과 별반 다름없었다. 왜냐하면 주차면의 70% 이상을 인근 주민, 사무실 근무자의 장기 주차로 시장 이용자가 주차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실의 심각성을 인지한 집행부에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시장을 이용하는 손님은 2시간 무료주차권을 발급하고 그 외의 이용객에게는 조례에 규정된 주차비를 수령함으로써 한 번에 장기 주차로 인한 불만 해소와 전통시장 활성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러나 공한지를 활용한 임시 공영주차장은 위의 방식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우선 주차면이 5면에서 20면 정도의 소규모로 요금 징수를 위한 관리인 고용이 어렵고 지주의 동의를 받아 2년 단위로 연장해서 빌려 쓰는 임시 공영주차장이다 보니 일본처럼 코인 주차장을 만들 수도 없다.
그렇다면 임시 공영주차장을 인근 주민에게 주차우선권을 부여하는 거주자 우선주차장으로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인근 주민에게 소액의 주차요금을 받아 이용권을 우선 배정하고 주민 자율적으로 주차장을 관리하도록 유도하면 큰 어려움없이 이용 편의를 도모할 수 있으리라 본다.
작년에 수성구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를 개정하여 거주자 우선주차제 시행 시에는 주차요금을 전일 이용 시 2만원, 주간은 1만5천원, 야간은 1만원으로 정한 바 있다. 이 규정을 적용해서 임시 공영주차장을 거주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큰 요금 부담 없이 이용편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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