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전국높이뛰기 대회 100년 전통의 대회 되길"

육상 단일 종목 대회인 높이뛰기(High Jump) 경기가 지난 16일 대구의 상징인 국채보상공원에서 열렸다. 국내 첫 높이뛰기 대회임에도 유능한 선수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고, 대구시민들도 즐겁게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을 보냈다. 이러한 모습에 육상인의 한 사람으로, 또 높이뛰기를 전공한 사람으로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육상경기는 47개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지상 최고 규모의 스포츠 종목이다. 종합경기로서 빅 이벤트(Big Event)의 장점이 있지만 관중에게 찾아가는 현대 스포츠 트렌드(Trend)에는 맞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오래전부터 육상 단일 종목 대회를 열어 관중과 함께해 온 국가가 적잖다.

독일의 작은 도시인 에버스타트(Eberstadt) 지역은 품질 좋은 포도주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높이뛰기 대회를 선택했다. 평소 시민들이 체육 활동 장소로 사용하는 테니스장 규모의 공간에서 해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높이뛰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39년 동안 꾸준하게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세계신기록과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시켜 세계 육상 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도시의 문화와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도 만들었다. 특히 경기 후 선수와 관중이 함께 어우러져 그 도시의 문화와 전통을 살린 축제를 펼치는 것이 백미다. 스포츠는 즐거운 축제여야 한다는 가치를 잘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높이뛰기대회도 이제 막 국내대회로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개최를 통해 대회의 질을 높여 세계의 높이뛰기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어 간다면 지역경제 발전뿐 아니라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내 고향 대구에도 이런 큰 대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었는데, 이것이 현실이 돼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다 2017 대구전국높이뛰기대회까지 열리게 돼 가슴 벅차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대구높이뛰기대회를 잘 키워 세계육상거점 도시로서의 명성을 드높여 대구가 스포츠와 축제 문화를 이끌어 가는 세계적 도시의 리더(Reader)가 됐으면 좋겠다. 대구높이뛰기대회가 독일 에버스타트를 뛰어넘는 100년 전통의 대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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