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화사 도난 불화, 30년 만의 귀향

1841년 그린 '지장시왕도' 美 LA카운티박물관 소장 조계종과 협의 거쳐 환수

'지장시왕도'. 동화사 제공

대한불교조계종은 1988년 8월 5일 동화사 염불암에서 도난된 뒤 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19세기 불화를 우리나라로 환수했다. 조계종은 20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미국LA카운티박물관(LACMA)이 소장하고 있던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 반환식을 열고 불화를 공개했다.

이번에 환수된 '지장시왕도'는 2014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LA카운티박물관의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존재가 알려졌다. 조계종은 1999년 발행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이 불화가 실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015년 LA카운티박물관에 환수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LA카운티박물관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이사회에서 지장시왕도의 반환을 의결했고, 조계종과의 협의를 거쳐 불화를 전달했다.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는 1841년 동봉법준을 비롯한 승려화가들이 그린 작품으로 가로 150㎝, 세로 131.5㎝ 크기다.

지장시왕도는 죽음의 세계, 즉 명부(冥府)에서 죽은 이를 구제하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망자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묘사한 불화다. 염라대왕도 시왕 중 한 명이다.

이용윤 조계종 총무원 문화재팀장은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는 대왕들이 무언가를 논의하면서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고, 뒤쪽에는 병풍이 있는 점이 특징"이라며 "시왕이 일렬로 배치돼 지장보살을 바라보고 있는 기존 도상과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화사 성보박물관장 심담 스님은 "극락구품도(極樂九品圖)와 함께 염불암에 나란히 걸려 있던 지장시왕도가 30년 만에 무사히 돌아와 기쁘다"면서 "이를 계기로 도난당했거나 잃어버린 불교문화재를 찾는 일이 가속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화사는 21일 오후 1시 대웅전에서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지장시왕도 반환을 부처님께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봉행한다.

동화사는 이번에 환수한 지장시왕도를 비롯해 최근 도난당했다 되찾은 청도 대비사, 용천사, 달성 유가사의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삼불회도(三佛會圖) 등을 올 10월 승시(僧市) 축제 때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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